美 FRB '6월 금리인상 사전준비 사실상 끝'… 지표 확인만 남아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5.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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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의장 '이례적' 금리인상 시점 언급, '시장 충격' 최소화 작업… 5월 고용·물가 지표 '마지막' 변수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7일(현지시간) 하버드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블룸버그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7일(현지시간) 하버드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블룸버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6월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모든 준비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FRB 정책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낸데 이어 수장인 재닛 옐런 의장도 올 여름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시장도 계속되는 금리 인상 경고에 면역력이 생기면서 과거와 같은 급등락이 눈에 띄게 줄었다. 금리 인상의 또 다른 걸림돌인 시장 충격에 대한 우려도 상당 부분 줄어든 셈이다.



◇ 옐런 의장 ‘수개월 내 금리 인상’ 이례적 발언 왜?
옐런 의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하버드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FRB가 점진적이고 조심스럽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며 "이 다음 몇 달 동안 이런 움직임(금리 인상)은 적절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실업률이 목표치에 근접했고 물가상승률 역시 목표인 2%에서 근접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 경제가 1분기 부진한 이후 반등하고 있음을 경지 지표들이 보여주고 있고 "성장률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월가는 옐런 의장의 발언을 6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외의 자리에서 금리 인상 시점을 언급한 것은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설명이다.

포렉스라이브의 아담 버튼 애널리스트는 “정책위원들이 연이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시장 참가자들도 금리 인상 전망을 높이고 있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FRB 정책위원들은 최근 매파적(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4월 FOMC 의사록에서 "대다수 참가자들이 2분기 경제성장률 반등과 고용시장 강세 지속, 물가상승률 목표치 근접 등의 조건이 충족된다면 6월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확인된 직후였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시작으로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등은 6월에 금리를 올리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옐런 의장은 오는 6일 국제문제협의회(The World Affairs Council) 주최 오찬 연설에서도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10년여 만에 첫 금리 인상 당시 시장이 예상한 금리 인상 확률은 76% 수준이었다. 하지만 시장이 예상하는 올 6월 금리 인상 확률은 30~4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3%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아진 것이지만 아직 작년 12월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FRB는 올 초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12월 금리 인상이 잘못됐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시장이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 높일 필요가 있어서다.

◇ 6월 금리 인상, 남은 변수는
옐런 의장을 비롯한 정책위원들은 6월에 금리 인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가 회복을 지속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경기지표 호조가 이어져야만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4월 FOMC 이후 발표된 고용과 물가, 제조업, 부동산 지표는 대부분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회복을 확인시켜줄 새로운 지표보다는 지금 추세가 이어지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한 셈이다.

14일과 15일로 예정된 6월 FOMC까지 가장 주목해야 할 경기지표는 3일 예정된 고용지표다. 전문가들은 5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가 15만8000개 증가하는데 그쳤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4월 16만명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4월 신규 일자리가 20만건을 밑돌면서 시장은 다소 충격을 받았다. 일자리가 성장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여서 2분기 성장률도 부진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이후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기준인 30만건을 계속 밑돌면서 고용 악화에 대한 우려는 누그러졌다.

보야 파이낸셜의 카린 카바노프 선임 전략분석가는 “고용 강세는 경제가 예상보다 좋다는 신호”라며 “이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1일 발표되는 개인 수입지출 지표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포함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FRB가 물가상승률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5월 PCE 물가지수가 0.3%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월 0.1%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금까지 FRB는 ‘완전 고용’과 ‘물가상승률 2%’를 금리 인상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주에 발표되는 고용과 물가지표가 호조를 이어간다면 사실상 6월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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