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언트 임상 '대박', 기술수출 '템포조절'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6.05.26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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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신약 'Q301' 최저 용량만으로 30% 완치율…기술수출 논의 진행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이사남기연 큐리언트 대표이사


"큐리언트의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기술수출 협상을 서두르지 않으려 합니다"

지난 24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큐리언트 (4,315원 ▼20 -0.46%) 본사.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신약 'Q301'에 대한 기술수출 협상 진행상황을 묻는 질문에 남기연 대표는 자신 있는 어조로 이 같이 답했다.

큐리언트는 당초 'Q301' 기술수출을 올 상반기 중에 마무리한다는 목표였다. 전 세계 영유아 인구의 20~30%가 앓고 있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글로벌 시장 규모가 6조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현재 나와 있는 약물은 스테로이드제가 대부분으로 낮은 치료율과 부작용 탓에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그동안 'Q301'의 기술수출 기대감이 높아진 이유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남 대표가 오히려 기술수출을 서두르지 않게 된 이유는 최근 마무리된 'Q301'의 미국 임상 2a상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서다.

'Q301'은 당초 아토피성 피부염의 여러 증상 중 가려움증 개선에 특화해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5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 가려움증은 물론 홍반과 부종 등 아토피 피부염의 모든 증상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완치율도 '대박'이었다. 임상에서 확인된 'Q301' 완치율은 30%였다. 내년 시판이 예상된 미국 제약사 아나코의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 완치율과 같은 수준이다. 주로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2a상에서 'Q301'은 최저용량인 1%(전체 용량 가운데 1%를 치료물질로 구성)로 시험을 진행했다. 최저 용량만으로도 시판 단계 동종 치료제 만큼의 완치율을 보인 것이다. 앞으로 진행될 임상에서 용량을 늘려 완치율을 높일 여지가 그만큼 높다.

더욱이 피부면역체계 전체에 영향을 줘 부작용이 많은 다른 치료제와 달리 'Q301'는 아토피 질환에만 관여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아나코의 약물이 먼저 출시된다 해도 처방 환자군이 달라 충분히 차별화가 가능하다.

남 대표는 "대형 다국적 제약사를 비롯해 다양한 규모의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현재 협상 파트너별로 제각각인 협상 단계를 일정하게 맞춰 제대로 된 기술수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임상 2a상이 종료된 현 시점에서 기술수출 규모는 예상하기 힘든 단계까지 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상 2a상 종료 전에는 2000~3000억원 수준의 기술수출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아나코 이상의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아나코는 최근 아토피 치료제 개발을 바탕으로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에 6조원 이상 가격으로 인수됐다.

남 대표는 "올해 안에 'Q301' 기술수출 협상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Q301' 기술수출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현재 진행 중인 내성암 항암제 등의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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