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황 회복, 부품·장비업체 보릿고개 넘나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6.05.25 16:45
글자크기

원청업체 생산확대 실행…부품·장비업체 수주계약 가시화 기대감↑

부진을 면치 못했던 반도체 업황이 반등조짐을 보이면서 반도체 부품·장비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일부 부품·장비업체들의 경우 조만간 수주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올 하반기 생산확대를 위한 증설에 돌입하면서 부품·장비업체들과의 수주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삼성전자 평택 고덕 반도체공장 건설도 활발히 진척되고 있다.



장기간 부진했던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 반도체 인프라 공사 전문업체인 한양이엔지 (20,250원 ▼150 -0.74%) 등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급등세다. 한양이엔지의 주가는 이달 들어 20.7%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40% 오른 것이다.

반도체업황 회복, 부품·장비업체 보릿고개 넘나


한양이엔지는 반도체공장 건설 초기 단계에서 필요한 클린룸 공사 등의 작업을 맡는 반도체 협력사다. 현재 수주를 위한 물밑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덕 공장 관련 수주에 성공할 경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이 회사 주가의 상승세를 반도체 업황 회복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닥에 상장된 한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투자를 미뤄왔던 삼성전자 등 원청업체들이 최근에는 다시 투자속도를 올리고 있다"며 "협력업체들과의 수주계약들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 3분기부터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IT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모습을 보이며 주문량이 감소했고, 이는 2차·3차 협력업체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3조6560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5% 줄었다. 삼성전자의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도 이 기간 영업이익으로 2조3300억원을 기록, 전년동기(3조3900억원) 대비 31.27% 줄었다.

업계에선 올 하반기에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원청업체들도 하반기 생산확대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의 20나노급 D램 공정은 현재 성숙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4분기에는 18나노급 D램 양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는 PC D램, 3분기부터는 LP DDR4를 본격 출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도 20나노급 비인증 제품 재고를 줄이기 위해 2분기와 3분기 출하 증가율을 대폭 올리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관투자자들의 반도체·장비 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요즘들어 이들의 기업 탐방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상승세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85.64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말에 비해 6.24% 오른 것. 특히 지난 20일에는 하루만에 3.15% 상승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13.81% 오른 덕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국내 반도체주 주가는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에서의 지수 상승 소식이 전해진 지난 23일 SK하이닉스 (173,600원 ▼600 -0.34%)유니테스트 (14,350원 ▼160 -1.10%) 등 국내 반도체 관련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 지수 호조가 국내 반도체 관련주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직접적인 영향은 일부 종목들로 제한되더라도 전반적인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