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상은행, 금괴 '100조원'어치 보관 가능 금고 인수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6.05.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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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통하는 천정·로켓포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방폭문 등 첨단 보안 설비 갖춰

/사진=블룸버그/사진=블룸버그


중국 최대 국유 은행인 공상은행이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소유하고 있던 금 보관소를 인수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공상은행은 '미니 포트폭스'(mini Fort Knox)로 불리는 영국 런던 M25 외곽 순환 고속도로의 비밀 금 보관소를 사들였다. 포트녹스는 미국 켄터키주에 있는 군 기지로 미국 정부의 금 보관소가 있는 곳이다.



FT에 따르면 미니 포트녹스는 전기가 통하는 천정과 로켓포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방폭문, 혈류 감지 지문 인식 센서(절단된 손가락 사용 방지용) 등의 보안 설비를 갖추고 있다. 보관소 안에 금괴를 가득 채울 경우 800억달러(약 93조8600억원)어치의 금을 보관할 수 있다.

이번 인수건은 중국 은행들이 영국 런던의 상품 시장에서 가격 결정력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의 일환이라고 FT는 분석했다. 공상은행은 지난주 영국 귀금속 전자 청산시스템의 멤버로 등록됐는데 은행이 회원으로 추가된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었다.



동시에 이는 런던이 여전히 상품 시장의 중심지라는 점도 부각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지난 10년간 런던에서 거래된 금의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고, 현재 연간 5조달러 이상의 금 청산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과거 바클레이스에서 상품 부문장을 지냈던 귀금속 컨설턴시 지큐브메탈스의 존 스팔 애널리스트는 "귀금속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투자한 상품이 안전하게 보관돼 있는 것을 원할 것"이라며 "런던만큼 안전한 곳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마크 번콤 공상은행 상품 부문장은 "이번 인수로 귀금속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로 거래하는 중국 은행이 되려는 우리 은행의 전략을 더 잘 이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3년 인도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큰 금 수요국이 됐다. 중국의 금 수입은 2010년 이후 약 700% 급증했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매년 생산되는 금의 40%를 소비한다. 아울러 상하이 금 거래소는 올해부터 런던 금 고시가격과 경쟁할 수 있는 금 기준가격도 고시하고 있다.

반면 유럽 은행들은 당국의 규제 강화로 상품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바클레이스도 2년 전 금 가격을 조작했다는 이유로 영국 금융감독 당국으부터 2600만파운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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