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역 등장한 '의문의 빨간우산'…정체는?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6.05.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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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객' 비맞을까 나온 동화면세점 직원들…하나둘씩 자발적 씌워주다 '빨간우산 서비스'로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을 빙 두른 '빨간우산 행렬'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을 빙 두른 '빨간우산 행렬'


"저게 대체 뭐죠?"

드물게 '세찬 봄 비'가 내리던 지난 3일. 광화문 사거리에는 '의문의 빨간우산' 부대가 등장했다. 서울 광화문역 사거리 동화면세점 주위를 '빨간 우산'을 든 직장인들이 빙 둘러싼 것.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 바삐 발걸음을 옮기던 행인들 대다수가 발걸음을 멈추고 눈길을 한번씩 던졌다. 진풍경에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도 있었다.



곧이어 직장인들이 들고 있는 우산 아래로 한 줄로 늘어선 40~50대 중년 남녀가 유유히 걸어가 또 한 번 시선이 집중됐다. 이들은 '비 한방울 맞지 않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이 내린 곳은 '관광버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빨간우산' 부대의 정체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우산을 들고 나온 동화면세점 직원들이었다. 마케팅, 영업, MD(상품기획) 등 각 팀의 직원들이 비오는 날 단체 관광객들이 비에 젖지 않고 건물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생각해 낸 서비스라는 것.



동화면세점 관계자는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날씨를 파악하고 우산까지 챙겨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그런 고객들을 위해 하나,둘 직원들이 나서 우산을 씌워주다 보니 아예 우산을 구비해 '빨간우산 서비스'가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 각국에서 단체 관광객들 방문했을 때도 비가 오면 빨간 우산을 들고 전직원이 나선다"며 "한국을 방문한 고객들에 감동을 줄 수 있는 섬세하고 따뜻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면세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치열한 유커 모시기'에 등장한 아이디어라는 평이다.


업계관계자는 "면세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며 여행사 수수료 경쟁부터 할인행사, 특전까지 단체 유치 경쟁이 뜨겁다"며 "단체 여행객이 확보돼야 면세점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단체 모시기'를 위한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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