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컨 콘퍼런스]자본주의 문제해법 '이견', 교육 바꿔야 '공감'

머니투데이 로스엔젤레스(미국)=서명훈 특파원 2016.05.0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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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컨 콘퍼런스]자본주의 문제해법 '이견', 교육 바꿔야 '공감'


“자본주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돈이 없어도 교육만큼은 차별을 받지 않도록 시스템을 당장 개선해야 한다”

3일(현지시간)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자본주의 구원이 필요한가’ 세션에서 나온 결론이다. 자본주의 상징인 월가의 거물들이 대거 모이는 자리인데다 주제부터 토론자까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토론자로는 블룸버그가 2012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꼽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 대학 교수,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학교 교수, 다이애나 파렐 JP모건 체이스 인스티튜트 최고경영자(CEO)가 나섰다.

◇ 자본주의 ‘비판’→‘분노’로
사회를 맡은 피터 러셀 밀컨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더 이상 게임의 룰이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노동자들은 절대 접근할 수 없는 시장의 파워가 소수에게 집중되고 있다”며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분노로 가려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뉴욕타임스에서 8년간 경제 칼럼니스트로 활동했었다.



존 테일러 교수는 “자본주의를 작동시키는 경제적 자유에 대한 정책이 있어야 한다”며 “법의 규율과 시장·의회·작은 정부가 강조되고 이들이 바르게 작동한다면 보다 균등한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이애나 파렐 CEO는 자본주의의 사회적 역할이 자본주의에 관한 비판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점에 공감을 나타냈다. 이어 “최근 워싱턴 포스트가 밀레니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대다수가 자본주의를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파렐 CEO는 “시장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도구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시장이나 규제, 정치 시스템과 같은 도구는 수정과 개선,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타일러 코웬 조지 메이슨대학 교수는 “젊은이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사회주의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이 진정한 사회주의자들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인들에게 무역을 지지하느냐고 묻는다면 5년 전에 비해 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는다”며 “여러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대답을 보면 대부분 미국인들은 자본주의를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주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자본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 불평등의 덫에 걸려… 교육 시스템부터 바꿔야
토론자들은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이들도 저소득층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자들이 너무 많은 것을 가져가기 때문에 저소득층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데도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앨런 크루거 교수는 “우리가 불평등의 덫에 걸려 있고 저소득층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교육의 기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간 격차도 확대되고 특히 교과목 이외의 활동에서 격차가 더욱 커진다”며 “이는 단지 저소득층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전반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상위 20%보다 나머지 80%에서 더 많은 아이들이 태어나고 이 가운데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교육 기회가 80%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이는 재능을 개발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적 손실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크루거 교수는 “임금이 핵심 이슈가 아니라 소득을 어떻게 재분배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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