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유기준(왼쪽부터), 나경원, 정진석 후보가 1일 각각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출마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16.5.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경원-김재경(4선, 경남 진주을), 정진석-김광림(경북 안동) 후보는 1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원내대표 및 러닝메이트 격인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출마 의사를 밝힌 유기준-이명수(3선, 충남 아산) 후보까지 총 3개 팀이 오는 3일 당선인대회에서 새누리당 20대 의원들의 선택을 받는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자리는 '독이 든 성배'에 비유된다. 국회가 여소야대(與小野大)로 재편됐고, 국민의당도 교섭단체를 구성해 매사 3당 합의가 필요하다. 과거처럼 새누리당이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는 구도가 아니다. 하지만 새 지도부 출범 전까지 당의 전권을 휘두를 수 있을 정도로 이번 원내대표의 중요성이 크다. 의장단 선출이나 상임위원장 배분 등 권한도 막강하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김재경 의원과 함께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16.5.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 후보의 '쇄신이미지'와 정 후보의'중도화합'이 격돌하는 가운데 경선으로 간다면 당선인대회 당일 분위기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초선의원들이 나 후보의 쇄신에 공감하고 친박계 표를 정 후보와 유 후보가 나눠갈 경우 1차 투표에서 나 의원이 승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과반 득표자 없이 결선 투표로 간다면 친박과 중도계열 표가 중도화합 노선의 정 후보에게 몰릴 가능성이 있다. 물론 친박표가 일찌감치 정 후보쪽으로 쏠릴 경우 1차에서 정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정 후보는 출마선언의 상당부분을 러닝메이트인 김광림 후보를 추켜올리는데 할애했다. '충청-TK' 구도를 최대한 부각시킴과 동시에 화합 이미지도 재차 강조했다는 평이다. 나 후보는 "박근혜의 천막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친박계를 감안한 쇄신 구호로 맞불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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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정통 친박 후보인 유기준 후보는 친박계 표가 결집하고 비박계 표를 일부 흡수할 경우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사실상의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 등이 출마를 만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세 결집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진석 새누리당 당선자(왼쪽)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김광림 의원과 함께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5.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각 후보들이 내건 공약도 관심이다. 세 후보는 공통적으로 쇄신과 함께 여야 야합이 아닌 상임위 중심 원내 운영을 통한 의원입법권 보장에 한 목소리를 냈다. 수평적 당청관계도 강조했다.
유 후보는 "본회의 표결 시 당론 채택을 지양하고 의원의 자유투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론을 정하고 여야 원내지도부가 모여 합의하는 방식보다는 의원 개개인의 입법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의미다. 나 후보 역시 "2+2, 3+3 회의나 당론결정은 최소화하고, 상임위 중심주의를 확실히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도 "당 지도부의 쑥덕결정과 의원들의 거수기 동원을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당 쇄신과 관련해선 수위 차가 있다. 나 후보는 "총선 패배에 대한 철저한 진단을 한 후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제2창당을 이끌 소신있는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반드시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 역시 "당 쇄신 특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계파를 뛰어넘는 사람을 원내지도부로 선출하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라고 밝혀, 상대적으로 화합에 방점을 두고 있다.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이 1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5.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