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빨간불' 켜진 O2O, 한 번 더 혁신해야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6.04.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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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빨간불' 켜진 O2O, 한 번 더 혁신해야


모바일 시대의 핵심 서비스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소셜커머스 3사를 비롯한 주요 O2O 기업들이 줄줄이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수익성 우려가 불거진 것이다. 마케팅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 안정적인 이용자 기반을 확보했으나 돈을 벌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

국내 시장의 특성상 O2O 기업의 주요 수익모델인 수수료만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을 연결하는 O2O 서비스에 돈을 내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맹점주들도 마찬가지다. 수수료 인상은 가맹점 이탈로 이어져 O2O 기업의 경쟁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다. O2O 기업들끼리 수수료 인하 경쟁을 펼친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대표 O2O 서비스 배달음식 앱들은 지난해 8월부터 결제 수수료를 아예 없앴다.



O2O 기업들의 또 다른 수익모델인 광고 역시 지속적인 수익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모바일 광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만큼 경쟁자들은 늘어나고 있다. 광고모델 세분화에 나선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들은 강력한 경쟁자다. 더군다나 이들 기업은 속속 O2O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어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줄이는 것 역시 험난한 과제다.

투자 유치 역시 어려워지면서 폐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O2O 기업으로 투자금이 몰렸던 지난해와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각 분야의 1등 기업으로 투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심화됐다. 최근 폐업한 O2O 스타트업 대표는 "상당한 규모의 이용자를 확보했지만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후속 투자를 받지 못했다"며 "인수 제의도 들어왔으나 서비스보다는 인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O2O 기업들의 생사 여부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마련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수수료와 광고 외에 독창적인 수익모델로 지속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노력 자체가 새로운 혁신을 만드는 과정이다. '제 살 깎아먹기'식 마케팅 경쟁에만 매달려선 안 된다.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대규모 이용자 기반은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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