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중개사 출신, 해외송금 핀테크 창업한 이유?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16.04.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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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스타]'싸고 빠르고 쉬운 해외송금' 핀테크 스타트업 '센트비'

편집자주 우후죽순 생겨나는 스타트업 사이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주목받는 '벤처스타'들을 소개합니다. 에이스로 활약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미래의 스타 벤처들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최성욱 센트비 대표/사진=센트비 제공최성욱 센트비 대표/사진=센트비 제공


경영컨설팅업체 '티플러스' 경영컨설턴트, 한국자금중개 외환중개사 등 직업을 가졌던 한 청년은 지난해 창업에 나섰다. 해외송금을 서비스하는 '센트비'의 최성욱 대표(31)다.

그는 "지난해 해외송금 관련 규제가 풀린다는 발표를 보고 도전했다"며 "시장 선점이 관건인 만큼 규제가 풀린 뒤에는 늦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해외송금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5830억달러(약 669조원)다. 온라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규모는 전체의 6%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핀테크 틈새 시장이다.

◇100만~500만원짜리 삶 모두 살아보니

최 대표는 월급 100만~500만원 받는 직업을 모두 겪어봤다. 학원 강사부터 백업댄서, 외환중개사까지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마케팅 매니저로도 일했다.



그는 "대학 졸업하고 당연히 컨설팅회사에 가야한다는 생각에 취직했고 외환중개사로도 일하며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순간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을 그만두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퇴사 후 다양한 직업을 겪어봤다"고 말했다.

결론은 '내 일을 하자'였다. 그는 "(월급) 100만~500만원짜리 직업을 겪어보니 '돈이 다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렇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고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대 동문들인 정상용 공동대표, 박청호 CTO(최고기술책임자), 김우석 CMO(최고운영책임자), 이재영 CSO(최고전략책임자) 등과 함께 팀을 꾸렸다. 정 공동대표는 모바일 커머스 엠버스(MVERSE) 등 다수 스타트업을 (공동)창업했고 김 CMO는 양말 브랜드 '삭스어필'을 창업해 매각한 경험이 있다.


◇해외송금, 은행보다 저렴하고 간편하게

센트비는 기존 은행보다 수수료를 최대 90% 저렴하게, 복잡한 절차 없이 간편하게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고객들은 은행에서 해외로 돈을 보낼 때 높은 수수료, 번거로운 절차 등을 부담해야 했다. 예컨대 부모가 해외로 유학을 간 자녀에게 100만원을 보낼 때 건당 3~4만원의 이체 수수료를 내야 한다. 자녀가 돈을 받을 때에는 송금한 돈 보다 적은 금액을 받게 된다. 국내 송금은행에서 중개은행(결제은행), 현지 수취은행 등을 거치면서 수수료가 이중·삼중으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절차도 복잡하다. 은행에 직접 방문해 △해외 송금 계좌번호 △SWIFT(은행인식)코드 △은행명·은행코드 △수취인 성명·주소·전화번호 등을 작성해야 한다. 소요시간도 미국 영업일 기준 2~3일이 소요된다.

센트비는 이러한 부담을 해결했다. 수수료 수준은 건당이 아니라 송금액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며 은행보다 최대 90% 저렴하다. 예컨대 100만원을 송금할 때 수수료 1%인 1만원을 지불하면 된다. 송금은 최대 24시간 내에 가능하다.

저렴한 수수료 체계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활용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센트비는 비트코인 거래소를 거치면 된다. 비트코인은 중앙집권적 플랫폼이 아니어서 다른 나라로 송금할 때 따로 붙는 수수료가 없다.

절차도 간편하다. 은행에 일일이 방문할 필요 없이 온라인에서 △보내는 금액 △국가 △수취인 성명·이메일 주소·전화번호 △은행이름·계좌번호(페이팔도 가능) 등만 입력하면 된다. 이후 외화송금 서비스 업체에 해당 금액을 입금하면 모든 절차는 끝이다. 송금 한도는 건당 3000달러(약 344만4000원), 연간 2만달러(약 2296만원)이다. 외국인 신분 확인, 소득증빙과 같은 각종 서류와 송금액 한도 등 금융당국의 외화송금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센트비는 우선 필리핀을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주요 고객층은 국내 외국인 근로자다. 최 대표는 "국내 외국인 근로자는 집계된 것만 지난해 2903명(고용노동부)이고 이들의 급료·임금수입은 8억6860만달러(약 9971억원·한국은행)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기적으로 자국에 돈을 송금한다는 점, 동남아 현지 은행 시스템도 취약하다는 점 등을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에 시장성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다른 국가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최 대표는 "아직 스타트업이 해외송금 분야에 정식으로 서비스하는 데 여러 걸림돌이 있지만 긍정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해외송금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센트비 제공/사진=센트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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