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카드, 카드사 첫 '인공지능'(AI) 부서 신설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2016.03.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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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부회장 지시로 지난 주 알고리즘 디자인랩(Lab) 신설 인력 충원 중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사진제공=현대카드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사진제공=현대카드


현대카드가 정태영 부회장의 지시로 인공지능(AI) 관련 부서를 신설했다. 현대카드는 AI 관련 부서의 연구 결과를 개인소비 패턴은 물론 경제 전반에 관한 각종 활동과 신사업 결정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할 계획이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주 정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알고리즘 디자인랩(Lab)을 신설했다. 현대카드 내부 조직은 본부와 실, 팀 등으로 구성되는데 알고리즘 디자인랩은 실 규모이다. 현대카드는 신설 조직에 부장급의 랩장을 배치하고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알고리즘 디자인랩에서는 최근 카드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빅데이터 연구보다 좀더 깊은 수준의 연구가 진행된다. 현재 빅데이터 분석은 수많은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패턴을 추출해 연구원들이 해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대카드의 알고리즘 디자인랩은 빅데이터에서 추출한 패턴을 해석하는 업무까지 기계에 맡기는 방안을 연구한다.

AI가 개인 카드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유망한 사업을 파악해 제시하는 식이다. 현대카드는 AI가 고객들의 구매패턴을 바탕으로 좀 더 거시적인 의사 결정까지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알고리즘 디자인랩에서는 이러한 AI가 구현해주는 알고리즘을 연구한다.



정 부회장은 AI가 미래에 중요한 사업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알고리즘 디자인랩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에 새로운 랩이 신설된 것은 2014년 10월에 만들어진 UX(사용자경험)&디자인 랩 이후 처음이다. UX&디자인랩은 현대카드가 강조하는 디자인 경영의 심장부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인력규모만 100여명에 달한다. 이곳에서는 카드 디자인부터 앱카드의 UX나 UI(사용자인터페이스)에 이르기까지 현대카드의 모든 디자인을 총괄한다.

랩의 직급 체계는 현대카드의 일반 조직과 차이가 있다. 현대카드 일반 조직은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등 다른 회사와 비슷한 직급을 따르지만 UX&디자인랩에 속한 임직원들은 책임 디자이너와 선임 디자이너 등으로 차별화된 직급을 갖는다. 조직 이름과 직급 체계가 아예 다른 회사처럼 느껴질 정도로 정 부회장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알고리즘 디자인랩 역시 UX&디자인랩처럼 현대카드의 핵심조직이 될 가능성이 높아 직원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크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우리는 늘 다른 카드회사들과 다른 방향에서 사업을 검토해 왔다"며 "다른 카드사에서 추진하는 모바일 플랫폼 같은 사업보다 좀더 큰 그림을 보고 빅데이터와 AI를 연결시켜 연구를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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