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긴장 감도는 '특수강 1위'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머니투데이 군산(전북)=최우영 기자 2016.03.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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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철강시장 불황 속 나홀로 고공행진 비결은 '기술력'과 '원가경쟁력'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사각 바 형태의 빌렛이 연속 주조되고 있다. /사진=세아베스틸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사각 바 형태의 빌렛이 연속 주조되고 있다. /사진=세아베스틸


전북 군산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특수강 1차공정 국내 1위 업체인 세아베스틸 (23,900원 ▲100 +0.42%)의1공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대제철 (32,350원 ▲600 +1.89%)이 올 상반기부터 특수강 1차공정 시장에 진출하며 본격적인 진검승부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23일(군산공장에서 만난 윤기수 세아베스틸 대표이사는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진출과 상관 없이 우리의 길을 걸어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올라서겠다"고 말했다.



◇고철 94% 수율 보이는 전기로 원천기술

세아베스틸 특수강 생산설비는 스크랩(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 방식이다. 연 285만톤의 쇳물을 녹여 265만톤의 제품을 만들어낸다. 1600℃로 녹인 쇳물이 연속주조설비를 거치며 넓은 직사각형 단면 형태의 블룸, 정사각형 단면 형태의 빌렛, 강괴(쇳덩어리) 형태의 잉곳(주물 덩어리)으로 변한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특수강 강국인 일본 설비들이 스크랩을 녹여서 쇳물 만드는 과정에서 수율 80%대를 보이는데, 우리는 94%가 넘는다"며 "산화철 손실을 막는 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자랑했다. 이는 고스란히 원가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반제품인 빌렛과 블룸은 그 자체로 2차 가공업체에 넘어가기도 하고, 군산공장에서 압연설비를 거쳐 지름 16~350㎜ 규모의 환봉으로 변하기도 한다. 주로 자동차·선박·건설장비 등의 구동장치에 쓰이다보니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 강재에 형광물질을 바른 뒤 흑색광 아래서 수작업으로 표면 흠집(스케일)을 잡아내고, 초음파 설비를 이용해 강재 내부 결함까지 확인한다.

이후 2차 가공공장으로 옮겨져 표면을 벗겨내는 필링, 인발 작업을 거쳐 매끈한 외형을 드러낸다. 일부 국내 업체도 2차 처리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대제철은 아직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제강공장 옆 단조공장 프레스 3기 중 1만3000톤급은 세계 최대 압력 규모다. 1200℃로 달궈진 250톤의 잉곳을 집게로 들어, 가로축에 고정시킨 뒤 천천히 회전시키며 위아래에서 눌러준다. 발전소 설비, 대형 선박 조향장치 등에 들어가는 쇳덩어리 부품들이 만들어진다. 압력이 높은만큼 제품 밀도와 강도가 높아진다.

완성된 특수강 봉강 제품. /사진=세아베스틸완성된 특수강 봉강 제품. /사진=세아베스틸
◇절반 가까운 특수강 시장 점유율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은 1997년 준공된 기아특수강 공장이 모태다. 2003년 12월 세아그룹에 편입된 뒤 2008년까지 기존 제강설비 합리화 및 확장 투자를 진행했다. 2010년 대형 단조설비, 2011년 제2 제강설비를 준공했다. 2003년 6328억원이던 매출은 2007년 1조원, 2012년 2조원을 돌파했다.

세아베스틸은 전세계 철강 불황이 지속되던 지난해에도 연결기준 매출 2조5267억원, 영업이익 2223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국내 특수강 시장 점유율은 48.7%로, 특히 합금강 시장에서는 59%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포스코로부터 인수한 세아창원특수강(옛 포스코특수강)을 인수 1년만에 흑자전환시키기도 했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포스코가 공장 가동중심의 대량생산방식 운영을 했다면, 세아는 한계원가 이하 수주를 받지 않는 영업중심 운영을 적용했다"며 "그 외에도 원료 수율 개선, 공동구매, 가공비 절감 등을 통해 시너지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세아베스틸의 지난해 매출 비중은 자동차 부품 39%, 산업기계 22%, 조선 18% 건설중장비 8%, 수출 13%였다. 올해는 현대제철 특수강 진출에 대비해 수출을 확장하는 등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주·유럽·동남아의 완성차 공장에 대한 물량 공급을 확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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