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계열 아트라스BX 상폐…그룹승계 임박?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6.03.0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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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알짜 자회사 추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합병 가능성도"

한국타이어 금산공장한국타이어 금산공장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인 아트라스BX가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공개매수에 들어갔다.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17,800원 ▼10 -0.06%)와의 합병 등이 점쳐지는 가운데 조양래 그룹 회장 아들들의 활동반경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업 분할이나 다각화·확장 등의 편의를 노려보겠다는 의미라고 증권가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아트라스BX (62,200원 ▲1,800 +3.0%)는 상장폐지를 위해 최대주주 보유분을 제외한 630만1316주(68.87%)에 대한 공개매수를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공개 매수 가격은 주당 5만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인 4만700원보다 22.8% 높은 수준이다.



이 날 아트라스BX는 공개매수 결정 이후 21.9% 급등한 4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트라스BX 관계자는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거래량이 많지 않은 편이어서 상장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 가치 환원 차원에서 공개매수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아트라스BX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31.1%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차량용 축전지 생산업체로 국내시장 점유율 19%의 2위 업체다. 지난해 생산시설을 확대하면서 수출이 늘어나며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9% 증가한 6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16% 늘어난 5420억원을 나타냈다.

아트라스BX의 경우 연 매출이 5000억원에 현금성 자산도 2200억원 수준으로 높은 편이지만 시가총액은 4000억원대에 그치고 있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차량용 축전지의 경우 업황상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낮고 2차전지와의 경쟁 우려도 있어 증시에서 주목을 끌기 어려운 업종이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장 주식수가 많지 않고 주식시장에서 주목받을 비즈니스가 아니어서 거래량이 적었다"며 "반면 현금자산이 많고 투자 수요는 적어 굳이 상장에 대한 필요성이 높지는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 4일까지 최근 한달간 아트라스BX의 일평균 거래량은 1만5000주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아트라스BX를 합병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상장폐지 이후 배당금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임 연구원은 "아트라스BX가 실적이나 자산에 비해 배당성향이 낮았지만 상장폐지 이후 배당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순수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자산 실체가 있는 아트라스BX와 합병할 경우 M&A나 신규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쉬워져 장기적으로는 합병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의 M&A(인수합병), 승계 등 향후 그룹차원의 경영전략과도 맞물려있는 결정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우 타이어산업에 집중돼 있어 비타이어 부문으로의 확장을 위해 적극적인 M&A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조양래 회장 이후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형제간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있다. 조현식 사장이 타이어를 제외한 부문을 조현범 사장이 타이어부문을 맡으며 역할을 분담해 왔지만 비타이어부문이 약해 사업 확장 필요성이 끊이지 않았다.



이밖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사장은 지분을 갖고 있던 투자자문사를 통한 해외자원 개발 투자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고 자본시장과 유가증권 투자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한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전거래일 대비 4.49% 오른 2만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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