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대 테슬라·볼트…강하고 싼 전기차 쏟아진다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6.02.1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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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EV'와 경쟁할 테슬라 모델3, GM BOLT EV, 3000만원대 공격적 가격에 출시 예정

쉐보레 BOLT EV/사진제공=GM쉐보레 BOLT EV/사진제공=GM


테슬라와 제네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크게 낮춘 '보급형'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연말에 아이오닉의 순수전기차 버전을 내놓는 현대자동차로서는 힘겨운 경쟁상대를 만나게 됐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새로운 전기차 '모델3'를 다음달 말 공개하고 내년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의 크로스오버 형태로, BMW 3시리즈나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와 같은 준준형 크기다. 한 번 충전에 200마일(321km)까지 주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모델3가 전세계 자동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3만5000달러(약 4233만원)부터 시작한다. 테슬라 모델S의 기존 저가형 모델 70D(5만7500달러)보다 2만달러 이상 저렴하다. 가격은 미국 연방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7500달러를 감안하면 2만7500달러(약 3322만원)까지 떨어진다. 여기에 주정부 보조금이 들어가면 가격은 더 내려간다. 테슬라는 보급형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모델3를 통해 2020년까지 연간 5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GM도 보급형 순수 전기차 볼트(Bolt) EV를 내년부터 판매한다. 역시 한 번 충전에 200마일(약 321km)를 갈 수 있어 일상 생활에서 불편을 없앴다. 또 200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과 36.7kgf.m의 최대토크를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7초 안에 주파한다. 디자인은 SUV에 가깝다.



볼트 EV 역시 연방정부 보조금을 적용할 때 3만달러(3628만원)에 구입 가능해 일반 내연기관 승용차와 가격 차이를 좁혔다.

모델3, 볼트EV의 가격은 현재 판매 중인 일반 전기차 가격과 비교하면 얼마나 공격적인지 알 수 있다.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전기차 닛산 리프의 최저가 트림 'S'는 연방정부 보조금을 받아 2만1510달러부터 구입이 가능하지만 1회 주행 거리가 84마일(약 135km)에 불과하다. 1회 충전시 107마일을 달릴 수 있는 배터리를 장착한 'SL'트림의 경우 가격이 2만9290달러(연방정부 보조금 적용시)로 올라간다.

르노-닛산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저가형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은 최근 중국 합작법인인 동팡르노 공장 가동식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아주 가격이 낮은 전기차를 원한다. 이에 대해 우리는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며 현지 전략형 저가 모델 출시 계획을 밝혔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정부의 보조금 지급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토종 업체들의 저가 모델이 장악했다. 중국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로컬 업체 '칸디'의 전기차 칸디 EV는 가격이 4만1517위안(767만원)에 불과하다.

르노가 중국에서 전기차 사업을 강화할 경우 자동차 개발과 생산 과정에서 르노삼성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동팡르노는 '르노 플루언스'(국내명 SM3) 전기차를 한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조립해 판매하기로 한 상태다.

이처럼 글로벌 업체들이 전기차 가격 경쟁에 나서면서 현대자동차도 전기차 가격 결정에 있어 운신의 폭이 좁아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아이오닉'의 순수전기차 버전을 다음달 제주 전기차엑스포에서 공개하고 연말 공식 출시한다. 판매가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테슬라의 모델3나 쉐보레 볼트EV와 경쟁 구도가 그려질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전기차 가격 전략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품질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해 경쟁력 있는 가격에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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