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과제.. 저스틴 터너처럼 실력으로 증명하라

스타뉴스 김동영 기자 2016.02.0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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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과 1년 마이너 계약을 체결한 이대호. /사진=뉴스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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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과 1년 마이너 계약을 체결한 이대호. /사진=뉴스1



'빅보이' 이대호(34)의 행선지가 시애틀 매리너스로 정해졌다. 그런데 조건이 썩 좋은 편이 못 된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험난한 도전의 길이 열린 셈이다. 하지만 자신만 잘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저스틴 터너(32, LA 다저스)의 길을 갈 필요가 있다.

시애틀은 4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인 우타 1루수 이대호와 1년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금액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메이저리그에 잔류할 경우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대 4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이대호는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을 거치며 '최고 타자' 소리를 들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해외에서 건너온, 메이저리그 입성 경쟁을 벌여야 하는 베테랑 타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이대호 스스로 이 계약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지명타자에 넬슨 크루즈(36), 1루수에 애덤 린드(33)가 버티고 있어 만만치 않은 상황이지만, 이대호는 시애틀이 찾던 '우타 1루수' 자원이다. 플래툰 자리로 뛸 여지는 있다. 대신, 잘해야 가능하다.



스플릿 계약으로 시작해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LA 다저스 저스틴 터너. /AFPBBNews=뉴스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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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 계약으로 시작해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LA 다저스 저스틴 터너. /AFPBBNews=뉴스1

사실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플릿 계약(마이너 신분과 메이저 신분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계약)을 맺은 후 자신의 실력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한 케이스가 적지 않다. 최근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저스틴 터너다.

터너는 뉴욕 메츠 시절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2014년 2월 다저스와 1년 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 보장 계약은 아니었다.

하지만 터너는 백업으로 109경기에 출전했고, 타율 0.340, 7홈런 43타점, OPS 0.897이라는 좋은 기록을 남겼다. 특히 득점권에서 타율 0.419, OPS 1.028이라는 무시무시한 숫자를 찍어냈다. 수비에서도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슈퍼 유틸리티'의 모습을 보였다.


이런 좋은 활약을 남긴 터너에게 다저스는 2015년 연봉 250만 달러를 안겼다. 그리고 주전 3루수로 풀시즌을 치렀다. 타율 0.294, 16홈런 60타점, OPS 0.861을 기록하며 다저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이제 2016년에는 연봉 510만 달러를 받는다. 불안한 신분에서 시작했지만,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이다.

결국 이대호도 같은 길을 걸으면 된다. 일단 시작은 만만치 않다.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결국 자기가 잘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실력이 증명하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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