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침투형' 유커, 라이프스타일 사러 '대형마트·편의점行'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6.02.04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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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서울역점, 고객 10명 중 1명은 유커…한국 젊은층 라이프 스타일 선호하는 젊은 자유여행객 대부분

'도심침투형' 유커, 라이프스타일 사러 '대형마트·편의점行'


춘절 연휴를 앞두고 한국 여행을 온 중국인 대학생 리신위안씨(22)는 친구들이 신신당부한 한국 과자와 라면을 사기 위해 서울역에 있는 롯데마트를 찾았다.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허니버티칩은 꼭 사야 했다. 리씨는 허니버터칩과 허니통통, 허니버터아몬드, 불닭볶음면을 비롯해 요즘 한국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짬뽕라면까지 카트에 가득 담는데 성공했다. 리씨는 "이번 한국 여행은 이미 절반 이상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개별자유여행으로 한국을 찾는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2013년 164만명(전체 중국 관광객 비중 38%)에서 지난해 353만명(61%)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개별자유여행자가 555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주로 한국 젊은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망하는 20~30대의 젊은 여성 유커들로 홍대, 신촌, 가로수길, 강남역 등 서울 도심의 구석구석에 '침투'하고 있다.



최근 이들의 필수 방문코스 중 하나로 대형마트 쇼핑이 꼽히고 있다. 한국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식품을 직접 사 먹어 보고, 친구와 지인들에게 줄 귀국 선물도 마련하기 위해서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대형마트인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해마다 춘절을 전후로 유커 고객이 급증했다. 전체 매출 중 유커 비중이 2014년 3.8%에서 지난해 5.3%로 높아졌고 올해 1월에는 10%에 달했다.



이들은 철저히 한국의 유행을 좇는다.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여행 전 인터넷을 통해 철저히 사전 조사를 한다. 최근 국내에서 짬뽕라면 열풍이 불자 지난달 유커의 최고 인기제품도 봉지라면(전년대비 124% 매출 증가)이 차지했다.

매장에서는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쇼핑을 한다. 국내 인기 연예인이 짬뽕라면을 먹는 장면을 캡처해 매장 직원에 제품 구입을 문의한다. 신준섭 롯데마트 서울역점 가공식품 담당은 "한국 젊은이들이 어떤 마트 상품을 좋아하는지 물어보는 중국인 고객도 많다"며 "이들을 위해 시식 코너도 많이 늘렸는데 시식을 해보고 바로 한가득 구매한다"고 전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한국어 포장 제품을 유커들이 쉽게 알아 볼수 있도록 중국어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5일부터는 외국인 부가세 즉시환급제를 도입해 유커들의 쇼핑 편의성을 한층 더 높일 계획이다.


이마트도 지난 1일 청계천점을 시작으로 서울 용산점과 제주도 3개점(신제주점, 제주점, 서귀포점)에서 즉시환급제를 도입한다. 이마트 역시 지난해 1~2월 유커 매출(은련카드 매출 기준)이 70% 급증했다. 초코 브라우니, 바나나맛 우유, 빼빼로 등이 인기상품으로 춘절 연휴에 유커 대상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서울 곳곳에 즐비한 편의점도 젊은 유커들이 한국 도시인들의 일상을 체험해 보는 공간이다. 편의점 CU(씨유)에서는 지난해 유커들이 바나나우유, 메론맛우유, 딸기맛우유, 허니통통 등을 가장 많이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CU는 지난해 3분기까지 은련카드 사용 건수와 결제금액이 각각 153%, 164% 급증했다. 서울 용산구, 중구, 종로구에서 매출이 가장 높았다. CU는 유커들도 국내 고객처럼 편의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중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알리페이 결제도 가능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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