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숙박으로 순수익 年 1억에 수익률이 무려 36%?"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6.01.0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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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의 '땅땅' 거리며 사는 법]"공짜 없다, 입지부터 관리까지 철저해야"

편집자주 "집 사야 돼?" 속 시원히 대답해 줄 사람은 없다. "지금?" 답하긴 더 어렵다. 의식주 가운데 유독 힘들게 느껴지는, 평생 애증의 대상 '집'. 그리고 세상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부동산(나머지 절반은 동산)에 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다루고자 한다. '땅땅' 거리며 살아보자.

"임대·숙박으로 순수익 年 1억에 수익률이 무려 36%?"


"주식은 무슨 주식이야. 연 이자 17% 하는 예금 상품 알아봐 줄게."

방영 중인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온 대사다. 당시에는 은행에 맡기기만 해도 수익률이 10% 중반. 은행 수신상품 금리가 1~2%에 불과한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꿈의 숫자다. 최근에는 수익형 부동산 상품도 수익률이 연 5~7%면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부동산 시장은 불투명하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그렇다고 투자를 안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새해를 맞아 수익형 부동산 중의 하나인 임대업 등의 실제 투자 사례 등에 대해 알아봤다.



◇ 임대·숙박업 고수익 비결 '입지+경영능력'

공무원으로 정년퇴직 한 김모씨(여)는 2010년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에 상가 건물 중 한 층을 빌려 원룸텔로 개조했다. 김씨의 말에 따르면 시설투자에 들어간 비용은 약 3억원. 건물 임대료, 고정비용 등을 제외한 월 순수익은 900만원이다. 연간 수익률은 36%다. 2012년에는 지하철 3호선 교대역 인근에도 비슷한 형태와 규모의 원룸텔 하나를 더 오픈했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게스트하우스 내부 모습 /사진제공=스타게스트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게스트하우스 내부 모습 /사진제공=스타게스트
김씨는 권리금을 받고 순차적으로 대학로와 교대역 원룸텔을 다른 임차인에게 넘겼다. 권리금 등을 포함해 김씨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임대업을 통해 번 순수익은 2억8000만원이다. 1년에 약 9000만원 이상의 순수익을 올린 셈이다. 김씨는 현재 서울시 중구 북창동에 '게스트하우스(스타 게스트 원룸텔)'을 운영하고 있다. 시설투자에 들어간 비용은 4억원이 넘는다. 운영하는 총 방의 수는 34개, 하루 임대료는 3만~6만원 선이다. 주요 고객은 외국인이 80%, 지방에서 올라온 직장인과 학생들이 20%를 차지한다고 한다. 수익률에 대해 김씨는 "정확한 수치를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학로·교대역 원룸텔 보다는 수익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숙박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에 대해 '입지'를 꼽았다. 그는 "역과 가까워야 한다. 입지가 좋으면 공실률도 낮지만 향후 매각할 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시청역(2호선)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경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임대업을 굉장히 쉽게 생각하고 뛰어들었다가 돈만 날리는 사람들도 꽤 많이 봤다. 그냥 되는 건 없다. 일단 시작했으면 시장의 변화를 예민하게 보고 시설투자와 매매 등을 빠르기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년층은 게스트하우스 보다 원룸텔 투자가 더 적합할 수 있다고 권유했다. 그는 "게스트하우스는 외국 방문객이 많고 인터넷과 모바일 등으로 실시간으로 평가가 공유 돼 주인이 신경 쓸 일이 많다"고 했다. 청소도 그가 모두 직접한다고 했다.

또 "게스트하우스는 관광객이 주 고객으로 메르스 여파 등 통제 불가능한 이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조금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할 때가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사업을 한다든가 임대료로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선 힘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코쿤하우스의 내부 모습 /사진=배규민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코쿤하우스의 내부 모습 /사진=배규민
◇코쿤하우스, 입지따라 이용객 다양…'대학가 주변 주의보'

'코쿤하우스(cocoon house)'도 일종의 틈새 임대사업이다. 코쿤은 누에코치라는 뜻으로 한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방이나 사무실을 의미한다. 약 6㎡(이하 전용면적) 공간에 개인 침실과 욕실이 있고 주방은 공유한다.

입지는 대학상권, 역세권, 공장 지역과 여의도와 종로와 같은 오피스 밀집상권, 테헤란로 주변 등이 유망지역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공항 주변도 주목 받고 있다. 임대료는 도심의 경우 월 45만원 내외다.

투자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기존의 상가건물을 매입한 뒤 코쿤하우스 용도로 바꿀 수 있다. 건물을 매입할 때 용도 변경과 관련된 법적인 문제 등은 미리 살펴야 한다.

토지를 매입한 후 상가건물을 신축하는 방법도 있다. 토지 용도는 2종 일반주거지역 이상이 유리하다. 용적률이 200%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존 상가 건물을 빌릴 수도 있다. 고종옥 코쿤하우스 대표는 "건물에 대한 제3자의 권리설정을 확인하고 담보대출이 있다면 대출원금 총액이 감정가격의 50%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A코쿤하우스는 주인이 보유한 토지에 코쿤하우스를 지은 경우다. 지하에는 공연장이 있고 코쿤하우스는 1~4층까지 총 27실이 운영된다. 여성전용 코쿤하우스로 모든 방에 창이 갖춰져 있고 일반 고시텔 보다 넓고 밝았다. 청소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등 깨끗하게 관리됐다. A코쿤하우스 관계자는 "인근에 성균관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병원 등이 있어 대학생(대학원생)과 연구원 등 병원 관계자들이 주요 고객"이라고 말했다. 임대료는 월 40만원 내외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코쿤하우스 내부 모습 /사진=배규민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코쿤하우스 내부 모습 /사진=배규민
요즘은 대학교에서 기숙사를 많이 짓고 있어 대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임대업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A코쿤하우스도 직장인이 7, 학생이 3을 차지했다. 방문 당시 대학생들이 겨울 방학 중인 때로 6실이 공실이었다. 그는 "같은 코쿤하우스라도 수요에 따라 층수, 방의 크기, 공유 공간의 위치 등을 면밀하게 따져야 한다"며 "임대업은 시설이 중요하므로 인수할 생각이면 3년이 넘지 않은 시설물이 좋다"고 조언했다.

강남구 역삼동 소재 B코쿤하우스는 2~4층까지 41실이 운영됐다. A코쿤하우스와 달리 월이 아닌 하루 단위로도 숙박이 가능했다. 하루 임대료는 3만원, 한 달은 창의 유무에 따라 40만~45만원이다. 2호선 역삼역과 분당선인 한티역 중간에 위치한다. 역까지는 도보로 10분 내외 거리다. 바로 인근에 강남으로 가는 버스편이 많아 강남쪽으로 접근성이 좋았다.

코쿤하우스 이용객들은 직장인 뿐 아니라 대치동 학원을 다니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고등학생들, 외국인 유학생들, 강남에 있는 학원을 다니는 취업준비생 등 다양했다. 방문 당시 빈 방은 없었다. B코쿤하우스 관계자는 "외국인들도 7명이 될 정도로 이용객들은 다양하다"며 "입지에 따라 이용객들의 수요는 꾸준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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