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두산인프라, '금수저' '22세 사원' 희망퇴직 진실은...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15.12.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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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앞선 원활한 소통 부재에 온갖 악성 루머 양산...그룹 이미지 하락은 '팩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사진=홍봉진 기자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사진=홍봉진 기자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8,320원 ▲230 +2.84%) 희망퇴직 과정에서 '금수저' 논란이 불거졌다. 고정비 절감을 위해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정작 능력 없는 그룹사 임원 자녀 직원들은 먼저 (주)두산 면세점BG( Business Group)나 그룹 컨설팅조직 Tri-C 등으로 피신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같은 논란은 아직 인사고과 평가도 없거나, 한번 밖에 평가받지 못한 1~2년차 신입사원들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된 것에 더해져 논란에 불을 지폈다. 1993년생 신입사원도 희망퇴직 면담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두산인프라코어는 '나쁜 기업'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새벽 1~2년차 신입사원들을 희망퇴직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논란거리가 됐던 '22세 사원'은 이에 따라 희망퇴직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원 자녀 특혜의혹, 사원·대리급 찍어내기식 희망퇴직 대상자 선정 등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우선 '임원 자녀 특혜 의혹' 실체를 밝히기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계열사로 전출 간 직원들 중 임원 자녀가 있는지 조사했다.



일반 직원들 중 지난해 34명, 올해 107명이 두산인프라코어에서 타 계열사로 옮겼고, 그 중 임원 자녀는 단 1명이 포함됐다. 오히려 이번 희망퇴직 신청자 중 임원 자녀 직원 10여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최근 계열사로 전출 간 직원 역시 요청에 의해 갔을 뿐 일각에서 제기하는 '피신설'과는 거리가 멀다"며 "희망퇴직 인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전출 인원을 지난해의 3배 가까이 늘리다 보니 사실과 다른 여러 가지 소문이 났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 두산인프라코어 게시판에는 부서장 및 임원들이 유독 사원·대리급 및 휴직 중인 직원들에게 '찍어내기식' 면담을 진행하고, 폭언과 협박으로 희망퇴직을 종용한다는 증언도 올라왔다. 사원·대리급 50%를 내보내려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2월, 9월에 사무직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을 진행해 380여명을 내보냈고, 지난달에는 기술·생산직 희망퇴직으로 45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처음으로 진행되는 사원·대리급 희망퇴직이다보니 상대적으로 사원 대리 직급이 부각돼 보일 수는 있다"면서도 "상당수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여부를 물어보는데, 개인적으로도 갈등을 느껴 10~20개월치 월급 규모인 퇴직위로금 받고 나가려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소통 단절을 위한 박용만 회장의 페이스북 및 트위터 폐쇄, 신입사원 내보내며 또 다른 신입공채를 받아 '환영 저녁만찬'을 진행했다는 주장들도 나왔지만 모두 사실과 다르다.

박 회장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환영 만찬'에 초청받은 11명의 신입직원들은 기술본부에서 스탭업 인턴 절차를 밟고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원·대리급 직원들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시키는 기업들이 종종 있지만, 사전에 사내 공감대를 조성하고 끝까지 소통하려는 노력을 다한다"며 "이번 두산인프라코어 희망퇴직 과정 중 불거진 수많은 악성 루머들은 무엇보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사실과 다른 소문들도 일부 섞였지만 희망퇴직 과정 중에서 마음에 상처 입은 직원들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그동안 '사람이 미래다'를 외쳐온 두산그룹의 이미지 역시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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