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장호 이마트 바이어(좌)과 김홍곤 우림 대표(우)가 갓 만들어진 플라스틱 수납함을 꺼내고 있다.
"신기하죠? 뚜껑은 5~7초면 하나 만들지만 큰 제품은 1분 넘게 걸려요." 김홍곤 우림 대표는 갓 찍어낸 따뜻한 제품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이마트의 깔끔한 자금집행방식과 협력사 지원시스템은 김 대표는 물론, 직원들까지 반하게 만들었다. "예전에는 영업사원들이 부산까지 트럭에 제품 싣고가서 납품하고 수금하고 너무 힘들었어요. 한 달 중 절반은 외지에서 보냈죠. 돈도 안 주고 어음으로 결제하거나 아예 팔릴 때까지 돈 안 주려는 곳이 많았어요."
자금이 안정되자 우림은 제품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한편, 이마트와의 협업을 강화했다. 리빙박스 3품목으로 거래를 튼 우림은 이제 수납·욕실·문구용품 등 3개 상품군에서 110여개 품목을 납품하는 주요 협력사로 거듭났다. 이마트에서 발생하는 매출도 2003년 3300만원에서 올해 160억원으로, 우림 총매출 역시 30억원에서 18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2007년 이마트와 PL(자체 라벨) 상품을 본격 공동기획한 후부터는 히트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러빙홈 플랜4단 서랍장55'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소비자 요구를 반영, 상판이 안 휘도록 튼튼하게 만든 결과 연매출 8억원의 대박이 났다.
우림 임직원들과 손장호 이마트 바이어가 함께 제품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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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을 통해 시행착오도 줄였다. 김 대표는 "수납함을 만들기 위한 금형 원가가 최고 7억원까지 하기 때문에 실수를 하면 손해가 크다"며 "제품 설계부터 이마트가 공동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그럴 위험이 낮아졌다"고 전했다.
회사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도 이마트가 도움이 됐다. 이날 방문한 경기도 양주 공장은 부지 매입에 2012년 이마트 동반성장펀드를 통해 지원받은 10억원이 쓰였다. 지난해 이마트 '동반성장기금'으로 지원받은 5억원은 공장 증축에 보탰다.
김 대표는 "벤치마킹 모델이던 일본업체가 이제는 우리에게 먼저 수출을 제안할 정도로 기술력이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이마트와 함께 소비자가 원하는 좋은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