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분열' 요동치는 총선 정국…그 뒤의 대선은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5.12.1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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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제3당 출현 가능성에 셈법 복잡해져…'중원싸움' 다시 치열해질 듯

 당 혁신과 지도체제 개편 문제 등을 놓고 문재인 대표와 갈등을 빚어온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탈당을 공식 선언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안에서 도저히 안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캄캄한 절벽 앞에 지금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길로 나가려고 한다"며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다"고 밝혔다. 2015.12.13/뉴스1  당 혁신과 지도체제 개편 문제 등을 놓고 문재인 대표와 갈등을 빚어온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탈당을 공식 선언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안에서 도저히 안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캄캄한 절벽 앞에 지금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길로 나가려고 한다"며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다"고 밝혔다. 2015.12.13/뉴스1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탈당 선언으로 내년 총선과 그다음해 대선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일견 야권분열의 가속화와 이로 인한 여권의 반사이익이 예상되나 또다시 '중원 싸움'이 화두로 올라설 가능성에 그 파장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안철수 전 대표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선언하자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 가능성과 그에 따른 제3의 교섭단체 구성 전망이 벌써부터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안 전 대표 측은 이 같은 전망에 대해 말을 아끼며 관련 움직임의 노출을 꺼리고 있다. 안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교섭단체 구성은 중요하지 않다"며 "새정치에 대한 구상이 더 중요하며 그 구상이 끝나야 향후 행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1여다야(一與多野)' 구도를 만들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상은 엇갈린다. 안 전 대표가 비록 탈당이란 강수를 두긴 했지만 야권분열의 책임을 뒤집어쓰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책임론을 부각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서다.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 탈당 선언을 한 것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문재인 대표가 '분열의 혁신전대'를 막으려 더 큰 분열인 분당을 초래한 셈인데 거기에 대한 평가가 있을 것이고 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새누리당이 야권분열의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지 여부도 미지수란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제1야당의 지리멸렬로 인한 반사이익을 충분히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의 제3세력화는 그동안 보류돼왔던 새누리당 내 집안싸움을 다시 불러올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그 '키(key)'는 무당파 혹은 여야 내 중도 세력의 움직임이다. 새누리당 내에선 쇄신파를 중심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의 독주에 불만을 품은 측이 언제든지 세력화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 청와대와 새누리당 사이에서 위치잡기가 애매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행보에 여유가 생길 수 있다. 반면 'TK(대구경북) 물갈이'를 주도하며 당 장악에 나선 청와대는 오히려 현재의 전략전술에 수정이 필요한 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치권 지형이 요동치면서 선발 진영에서는 빠져있던 잠룡들의 등판 가능성도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현재 대구 출마를 준비 중인 김부겸 전 의원의 언급이 부쩍 잦아졌다. '문(文-안(安) 갈등'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얼굴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당장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지적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간판으로는 내년 총선 대구 승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 전망이나 향후 야권 상황에 따라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로 거론되며 주가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친노(친 노무현)의 적자로 문 대표를 대체해 등판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안희정 충남지사도 당내 갈등에 보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안희정 지사는 안 전 대표의 혁신전대 제안에 대해 "쿠데타같은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강한 발언을 해 그 배경에 갖은 추측을 자아냈다.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새정치민주연합은 물론 중도 진영에서 언제든 투입 가능성이 높은 잠룡으로 꼽힌다.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총선 이후로 미루고 있지만 수도권의 총선 전망에 따라 행동반경을 넓힐 가능성은 있다.

여권에서는 야권분열에 따라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다면 제1수혜자는 김 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중원 지역으로의 확장을 위해 여권 내 개혁 성향의 잠룡과 연대를 모색할 필요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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