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조계사에서 조계종 화쟁위 도법스님과 면담을 가진 후 밖으로 나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일 오후 조계사 신도회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 안심당에서 총회의를 열고 한 위원장의 거취와 신변 보호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회장단은 한 위원장에 대한 '퇴거 요청'으로 가닥이 잡히는 표정이다. 전날 조계사 관음전을 방문, 한 위원장에게 '오늘 자정까지 나가달라'고 요청한 신도 16명들 중 다수도 회장단 구성원들이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한 위원장의 옷이 찢어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계사를 방문한 신도들도 한 위원장 거취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한 신도는 기자와 만나 "조계사가 한 위원장을 안고 있어 나쁜 소리를 듣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다른 신도는 "때가 되면 알아서 나갈 사람"이라며 "부처님께 의지하러 온 사람을 내쫓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조계사 경내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한 위원장에 대한 신변 보호를 결정한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고개 숙여 사과했다. 정웅기 화쟁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제의 일은 신도들과 의견을 충분히 나누지 못한 우리의 책임"이라며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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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분위기는 조계사에서 피신 중인 민주노총과 한 위원장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계사에 머무르기 시작한 16일 이후 사찰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서 일부 신도들이 사찰 방문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노총은 전날 신도회 회장단이 한 위원장을 방문한 이후 "일부 신도들이 강제 퇴거를 시도해 당황스럽다"며 "지금 이곳엔 개인 한상균이 아니라 노동개악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의 운명이 피신해 있음을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