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푸틴과 정상회담…오바마와도 조우

머니투데이 파리(프랑스)=이상배 기자 2015.11.3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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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美·中·日 이어 러시아까지 '4강 외교' 완성…'오바마 이니셔티브' 행사 참석

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스1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30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 21)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날 오후 현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에 따라 9월 중국, 10월 미국, 11월 일본에 이어 박 대통령의 '주변 4강 정상외교'가 사실상 완성됐다.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2013년 11월 푸틴 대통령의 국빈방한 당시 정상회담에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번 한-러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양국관계 발전방안, 극동·시베리아 지역내 경제협력 확대를 포함한 실질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지역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특히 북핵 문제를 비롯해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러시아의 유라시아 전략 간 연계성을 높이는 방안과 남북러 3각 협력 사업 등에 대해 심도있는 협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한-러 정상회담은 양국 수교 25주년을 맞아 양국 정상 간 신뢰와 유대감을 새롭게 다지는 한편 양국 간 호혜적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 하반기 주변 4국과의 정상외교를 마무리한다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청정에너지혁신 이니셔티브인 '미션 이노베이션'(Mission Inovation) 출범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른바 '오바마 이니셔티브'로 불리는 '미션 이노베이션' 출범식에는 COP 21에 참석하는 정상 중에도 우리나라와 인도 등 일부 국가들만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9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유럽을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정오(한국시간 오후 8시) 파리에서 전세계 140여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COP21 전체회의 첫번째 세션에서 10번째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박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채택될 신(新)기후체제를 적극 지지하고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원 방안을 제시한다.

기조연설 후엔 기후변화 정상회의 오찬에도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한다.

COP은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 매년 세계 각국의 환경 분야 장관급 인사들이 모여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방안 등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그러나 신기후체제 채택을 목표로 하는 이번 회의에는 장관급 뿐 아니라 196개국의 정상 등 대표를 비롯해 국제기구, 산업계, 시민사회 전문가 등 4만명 이상이 참석한다.

이번에 채택될 새로운 기후체제는 1997년 체결된 현 기후체제인 교토의정서의 공약기간이 만료되는 2020년 이후 적용될 예정이다. 새 기후체제는 선진국만을 대상으로 했던 교토의정서와 달리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하며 할당식 의무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설정한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이행토록 한다는 점에서 현 기후체제와는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현재까지 170여개 국가가 스스로 설정한 온실가스 저감 목표인 '자발적 기여방안'(INDC)을 COP 사무국 등에 제출했다. 우리나라도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이라는 목표를 담은 INDC를 6월30일 제출했다.

조신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미국, 중국, 프랑스 등 주요국에서 신기후체제 출범을 위한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번 회의에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INDC에 대한 국제법적 구속력,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을 위한 재정지원 방안 등 일부 쟁점이 남아있어 협상 막바지까지 약간의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INDC에 대한 국제법적 구속력 부여 여부에 대해 주로 유럽 국가들은 찬성하는 반면 미국과 중국 등 개도국들은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자율적으로 설정한 목표에 국제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데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조 수석은 "박 대통령의 이번 회의 참석은 마무리 단계에 있는 신기후체제 협상 타결에 강력한 추동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성공적인 신기후체제 정착에 우리의 적극적 동참 의지를 재확인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 선도국으로서 국제적 위상제고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은 다음달 1일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초청으로 파리 소재 유네스코본부를 방문, 특별연설을 한다. 보코바 사무총장 주재 오찬에도 참석한다. 우리 대통령이 유네스코에서 특별연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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