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주유할인 빗장 풀렸다…리터당 최대 400원 할인카드 출시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5.12.0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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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Oil 400 우리카드 출시-카드사 60원 부담 주유할인카드 당국 방침 깨져

/사진제공=SK에너지/사진제공=SK에너지


기름값을 리터(ℓ)당 최대 400원 할인해주는 신용카드가 나왔다. 카드사가 부담하는 주유 할인액 마지노선을 ℓ당 60원(적립액은 80원)으로 정한 금융당국의 방침이 처음으로 깨졌다. 앞으로 현재 주유카드 보다 더 큰 혜택을 주는 카드가 얼마든지 출시 가능해짐에 따라 카드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리터당 최대 400원 할인해준다



30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와 SK에너지는 이날 주유할인 특화카드인 'SK 오일(Oil) 400 우리카드'를 출시했다.

SK주유소 이용 시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은 ℓ당 120원 △70만원 이상은 150원 △100만원 이상은 200원 △200만원 이상이면 400원을 각각 할인해주는 카드다. ℓ당 100원 안팎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던 기존 주유 신용카드 할인액을 크게 웃돈다.



이 카드를 사용해 최대 할인 폭을 적용받을 경우, 한 달에 휘발유 125ℓ를 약 17만5000원에 주유하던 고객이면 월 5만원 주유비를 아낄 수 있다. 할인은 1회당 주유금액 10만원까지 적용된다. 연회비는 1만5000원(마스터)·1만원(유니온페이)이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주유카드의 자체 부담 ℓ당 할인액은 60원,적립액은 80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혜택을 제공해 왔다.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과당 경쟁을 막고자 금융당국이 비용이 수익을 초과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지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규제완화 분위기에 우리카드가 주유카드 할인액을 확대해도 되느냐는 질의를 금융당국에 했고 금융감독원은 할인액 확대를 허용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에 대해 주유할인액 제한을 풀어주고 나온 첫 상품"이라면서 "앞으로 다른 카드사도 할인서비스나 포인트를 제공하는 데는 영업방침에 따라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유할인 카드 경쟁 다시 불붙나

우리카드가 파격적인 주유할인 카드를 내놓으면서 카드사들의 주유카드 경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용카드 소지자가 가장 원하는 부가 혜택이 '주유 할인'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보험사와 카드사가 맺은 고객정보 제휴 계약이 끝나면서 대다수의 주유카드 할인액이 줄어들었다"면서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주유할인 카드는 필수이고 일정 금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도 고객 확보에 효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비용이다. 카드 할인이 400원이라면 정유사와 제휴사가 10∼20원씩을 안팎을 지원하고 대다수 금액을 카드사가 부담한다. 과도한 할인부담에 카드사의 수익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우리카드는 발급에 필요한 제반 비용을 최대한 줄였다. SK Oil 400 우리카드는 신용카드 모집인을 통한 발급은 하지 않고 우리카드 전용 발급센터(1800-0888) 및 홈페이지, SK엔크린 홈페이지에서만 신청할 수 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당장 비슷한 수준의 카드를 내놓지는 않겠지만 시장 반응을 지켜보고 비슷한 조건을 가진 카드를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주유할인 분야에서 업체 간 경쟁이 지나치게 되면 자칫 시장질서가 흐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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