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정자, 예술작품 뛰어넘어 통일 상징체 되길"

머니투데이 베를린(독일)=김고금평 기자 2015.11.2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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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베를린 한복판에 세워진 '통일정' 준공식…각계 인사 200여명 참석

올해 독일 통일 25주년과 한국 광복 70주년을 맞아 옛 베를린장벽이 지나가는 포츠담 광장 중심에 ‘통일정자’가 들어섰다.

25일 준공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통일정’(統一亭)은 분단에서 통일로 향한 베를린 중심에서 남북한 통일을 염원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이를 위해 주독 한국문화원은 베를린장벽 3기를 2500유로(한화 300만원)씩 주고 사들여 정자 앞에 세웠고 분단과 통일의 의미를 되새겼다.



통일정 건립은 한국문화원이 지난 2012년 9월 사업 구상에 들어가 베를린 시와 수차례 협의 끝에 얻은 결실이다.

국내산 소나무를 주요 재료로 강원 화천군의 화천한옥학교가 지은 통일정은 가로 세로 3m, 높이 8m의 육각형 형태의 정자로 창덕궁 낙선재 후원 언덕에 있는 ‘상량정’을 그대로 모방했다.



통일정의 글씨는 경복궁 흥례문과 창덕궁 주요 현판 등을 휘호한 서예가 정도준씨가 맡았고, 중요무형문화재 각자장 보유자인 김각한 명장이 이 글씨를 현판에 새겨넣었다.

정자가 세워진 포츠다머플라츠는 1989년 11월 동독인들이 무너뜨린 베를린장벽의 흔적이 길 바닥에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다.

이날 이리스 글라이케 독일 경제에너지부 차관 겸 연방 하원의원은 축사를 통해 “포츠담 광장의 도시적 건축물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통일정자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 새로운 남북관계 접근을 얘기한 것처럼 정자가 예술작품을 넘어 통일의 상징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하르트무트 코쉭 독일 하워의원도 축사에서 “독일의 고통스러운 역사가 치유된 이곳에서 완성된 통일정자는 한국이 하나로 통일되는 그날이 찾아올 것이라는 염원이 담긴 상징”이라고 했다. 이경수 주독 대사는 “베를린 시민뿐 아니라 관광객이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며 건축의 아름다움과 분단의 고통을 공감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준공식 행사는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하르트무트 코쉬크 독일 연방하원의원 등 양국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해 축사, 현판 제막식, 문화공연 등으로 꾸며졌다.

한국문화원은 앞으로 통일정자에서 한글 서예학습 시연과 차 시음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통일정자 건립으로 얻는 광고효과는 일일 10만 유로(한화 1억 2000만원)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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