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이슈] 애플워치 출시…손목 위 경쟁 가열

머니투데이 테크M 최현숙 기자 2015.12.1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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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위크사진=머니위크


전 세계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의 수요 둔화 속에서 스마트워치 시장은 급속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큰 공신은 단연 ‘애플워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3분기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0% 성장했다. 지난 4월 출시된 애플워치가 시장 규모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실제 애플워치는 3분기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450만 대가 팔리며 73.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에서 팔린 스마트워치 4대 중 3대가 애플워치라는 얘기다.



애플워치가 다양한 디자인, 아이폰과의 우수한 연동성, 충성도 높은 고객을 중심으로 단숨에 독보적 위치를 점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황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부족한 저장공간과 낮은 배터리 용량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면서 애플워치의 판매량 증가율은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애플워치가 출시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판매량 증가는 계속되겠지만 그 성장률은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요즘 스마트워치 시장의 관심은 ‘기어S2’를 앞세운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반격에 쏠려 있다. 지난 10월 23일 중국에 정식으로 출시된 기어S2는 공급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다. 기어S2가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격경쟁력과 배터리 용량이다. 현지에서 판매되는 기어S2 스포츠 모델의 가격은 2198위안(약 39만 원), 기어S2 클래식은 2398위안(약 43만 원)이다.

반면, 애플워치는 스포츠 모델은 2588위안(약 47만 원)부터, 일반 모델은 4188위안(약 75만 원)부터 시작한다. 또 기어S2는 기존 제품에 사용하던 사각 배터리 대신 공간 활용도를 높인 ‘프리폼 배터리’를 사용해 배터리 용량을 늘렸다. 한 번 충전하면 2~3일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애플워치의 배터리 사용시간은 18시간 정도다. 기어S2는 삼성전자가 만든 OS인 ‘타이젠’을 사용하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도 호환된다. 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삼성전자가 제작, 성능을 최적화한 덕분에 기존 스마트워치보다 반응속도가 빠르다.

삼성전자는 애플워치가 출시되기 전인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1위였다. SA는 “기어S2가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풀리는 4분기에는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과 삼성전자 외에도 여러 회사가 신제품을 출시하며 스마트워치 시장 확대에 가세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스타트업 페블은 지난 9월 원형 스마트워치 ‘페블 타임라운드’를 공개했다. 페블은 올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두 배로 늘어났다고 11월 5일(현지시각) 밝혔다. 지난해 페블의 판매량은 70만 대, 매출은 1억2000만 달러(약 1370억 원)에 달한다. LG전자도 11월 12일 미국에서 스마트워치 신제품인 ‘LG워치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의 디자인은 올 초 선보인 ‘LG워치어베인’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성능과 기능이 확실하게 차별된다. 우선 스마트워치 자체 통화기능을 지원하는 첫 안드로이드 웨어러블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메시지 송수신이 단독으로 가능하며, LTE 통신도 지원한다. 기존 스마트워치처럼 블루투스나 와이파이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데, 안드로이드 OS 4.3 젤리빈과 iOS 8.2 이후 버전을 지원한다. 배터리 용량은 570mAh. LG전자는 한 번 충전으로 하루 반나절에서 최대 이틀 정도 쓸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명품시계, IT기업과 속속 협업
중국 화웨이도 프리미엄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다. 11월 5일 영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화웨이워치’는 안드로이드, iOS 기기와 모두 연동하고, 가격은 289~599파운드(약 50만~104만 원)이다. 애플워치와 같이 스타일에 따라 가격 차이를 두고 있다.

전통시계 업체들도 글로벌 IT기업과 손잡고 스마트워치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스위스 명품시계업체 태그호이어는 스마트워치 ‘태그호이어 커넥티드’를 미국과 캐나다에 출시했다. 가격은 1500달러(약 180만 원)로 삼성이나 애플 스마트워치의 5배 수준이다. 인텔의 아톰Z 프로세서를 내장했고, OS로 구글의 안드로이드웨어를 탑재했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일본 시계 제조사 카시오도 내년 스마트워치를 출시할 계획이다. 카시오는 ‘지 쇼크’ 시계에 스마트폰과 무선 연결 기능을 접목한 바 있다.

미국 시계 제조사 파슬은 얼마 전 웨어러블 기기 스타트업 ‘미스핏’을 2억6000만 달러(약 3013억원)에 인수했다. 소니 부 미스핏 창업자 겸 CEO는 기술 담당 최고책임자로 임명했다. 파슬은 미스핏 기술을 기존 시계와 접목해 스마트워치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통 시계업체가 스마트워치로 눈을 돌리는 것은 기존 시계 시장 성장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시계산업협회(FWSI)는 스위스의 올해 1~9월 시계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158억 스위스프랑(약 18조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스위스의 연간 시계 수출액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다. 위기감을 느낀 전통 시계업체가 스마트워치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시도가 늘어나면서 시장 쟁탈전도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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