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돋보기로 시작, 시력 약자 위한 '카카오' 꿈꾼다"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2015.10.3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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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모바일어워드 2015 10월의 모바일] 에이티랩의 '샤인플러스'…3개월만에 3만7천건 다운로드

앱어워드 시상식 수상자 박영숙 에이티랩 대표/사진=박찬하 인터기자앱어워드 시상식 수상자 박영숙 에이티랩 대표/사진=박찬하 인터기자


시각 장애인의 80%는 앞을 볼 수 있다. 교정 시력이 0.3~0.4 이하로 글자를 읽기 힘든 저시력자도 시각 장애인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기존 웹, 모바일 접근성은 대부분 이를 간과한 채 앞을 전혀 못 보는 전맹자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29일 '대한민국 모바일어워드 2015 10월의 모바일'로 선정된 에이티랩의 '샤인플러스'는 이런 현실에 착안한 시력 약자 접근성 앱(애플리케이션)이다. 스마트폰 모든 화면의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기도 하고 크게 확대하기도 한다.



저시력자는 전맹자와 달리 모든 글씨나 그림을 못 읽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했다. 모든 기능을 끄고 켜는 일은 터치 한 번이면 된다. 이용자가 원할 때만 음성, 문자 확대 기능을 사용토록 했다. 통화할 때와 같이 작은 음성으로 화면 내용을 읽어주는 '귓속말 기능'은 사생활 보호를 원하는 이용자에게 인기다.

박영숙 에이티랩 대표는 "애플에는 '보이스오버'가 있지만 전맹자를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구글에 뒤늦게 생긴 '톡백'도 마찬가지"라며 "소외된 저시력자를 위한 앱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샤인플러스가 정식 출시된 후 3개월 만에 다운로드 건수는 3만7000건을 넘어섰다. 일일이용자(DAU)는 3만 명이 넘는다. 다른 앱과 달리 필요한 사람들이 앱을 다운로드받고 있다는 증거다.

주한미군 IT(정보기술) 관리직에서 28년간 일해 온 경력과 뒤늦게 시작한 사회복지 대학원 경험이 이런 발상을 현실로 만들어가는데 바탕이 됐다. 저시력자로서 시각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래밍을 오랜 세월 해온 김정 기술이사의 실력도 에이티랩의 한 축이다.

2010년 첫 제품을 내놓은 후 우여곡절도 많았다. 다양한 시도 끝에 지난 5월 최종 글로벌 버전을 내놓으면서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최근 독일, 프랑스, 체코 등 14개국에 앱을 출시했다.


박 대표는 시력 약자를 위한 아마존, 카카오를 꿈꾼다고 밝혔다. 현재 에이티랩이 보유한 시력 약자를 위한 앱은 총 13개. 샤인플러스를 이를 한 데 묶는 것을 넘어 물품 유통, 구인 등 정보 공유, 시각 장애인 위한 모바일 접근성 기술 아웃소싱 등을 주요 기능으로 한 플랫폼으로 키워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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