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아웃소싱 정규직 전환 계획…이면엔 '임금 삭감'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5.09.1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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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15 국감]간부 임금 반납은 1억, 용역비 등 감축 1743억

인천국제공항 및 주차장 전경./사진=국토교통부인천국제공항 및 주차장 전경./사진=국토교통부


아웃소싱 업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웠다가 기획재정부의 반대에 부딪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사실상 정규직 전환자의 임금을 대폭 삭감하는 등의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자체 인력 개선이나 공항운영에 따른 수익 개선보다 아웃소싱 업체의 임금 삭감과 임대수익 및 주차장 수익 등 이용객을 대상으로 이익만 챙기려한다는 비판이 나온다.<[단독]인천공항 주차료 10월부터 두배 인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윤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4일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2015~2018 중장기 조직인력 운영방안'에 따르면 공사는 내년부터 협력사 직원 130명 채용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아웃소싱 인력 473명 등 총 500명의 인력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직접고용 형태로 전환 계획이 있는 직종은 불법파견 시비가 많은 기간시설 감시제어, 대테러 상황통제 등 공항 핵심기능 인력 249명이다. 내년에 130명, 2017년 44명, 2018년 75명이 순차적으로 정규직 전환 계획을 세웠다. 마케팅 등 전략사업에 투입될 인원 27명은 2017년에 신규 채용할 예정이었다.



구조소방, 폭발물 처리 업무를 담당할 인력 224명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밑그림을 그렸다. 소방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서다. 소방 자회사는 2개월치 초기운영비 20억원으로 공사가 100% 출자하는 주식회사로 설립하고 공사가 시설 장비를 소유할 예정이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골자로 한 공사의 이 같은 조직 개편안은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추진 동력을 잃었다. 기재부는 현재 공사가 수익을 내고 있는 만큼 기존 아웃소싱 형태의 인력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13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다음달부터 인천공항 단기주차장의 하루 최대 주차요금을 2만4천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1만2천원에서 두 배로 올린 가격이다. 사진은 13일 인천공항 단기주차장 전경. 2015.9.13/뉴스1  13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다음달부터 인천공항 단기주차장의 하루 최대 주차요금을 2만4천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1만2천원에서 두 배로 올린 가격이다. 사진은 13일 인천공항 단기주차장 전경. 2015.9.13/뉴스1
◇정규직 전환 의지 있었나…간부 인건비 절감 1억, 용역비 감축 1743억


문제는 공사가 아웃소싱 업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의지가 있었느냐다. 운영방안에 따르면 공사는 2017년까지 2518억원의 비용절감을 추진하면서 공항인력 축소 및 용역비를 축소해 1743억원을 줄이기로 했다.

반면 간부급에 적용된 임금인상분 반납 명목으로 절감하는 인건비는 1억원 뿐이다. 공사는 복리후생비와 출장비 등 458억원 감축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인건비는 건드리지 않았다.

일례로 VIP 의전 협력사 인력의 연봉은 기존 4100만원에서 3100만원으로 삭감하면서 같은 업무를 하는 공사인력의 임금은 유지했다. 대테러 보안 및 상황통제 인력에 대해서도 기존 3700만~4900만원에서 3100만~4300만원으로 임금을 낮추는 등 34명의 임금을 연간 7억6400만원 줄일 방침이었다.

그러면서 독점 기업에게 계약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사실상 이윤을 보장해주는 방안도 고려됐다.

공사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하고 있는 수하물 시설 운영 및 유지관리 등 비핵심기능은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계약기간을 늘릴 예정이었다. ‘기본 3년+옵션 2년’ 방식에서 ‘5년+5년’ 또는 ‘5년+3년+2년’ 등이 고려됐다. 수하물처리시설을 독점하고 있는 포스코ICT 등 일부 기업 등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었다.

◇2017년까지 5조원 투입…임대·광고·주차수익 확대로 돌파구

공사가 아웃소싱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명분으로 임금을 감축하면서, 공항 운영수익을 확대하기보다 상업시설 임대수익과 광고나 주차요금 인상 등 공항 이용자를 통해 공항확장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려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조직운영안에 따르면 상업시설 임대수익은 2017년까지 1788억원, 광고 및 주차 등 431억원 등 모두 3166억원의 수익 증대 계획을 준비했다. 용역비 절감 1743억원을 포함한 비용절감액 2518억원을 포함하면 공사가 감축 예정인 금액은 5684억원이다.

앞서 공단은 다음달 1일부터 단기주차장 1일 주차요금을 기존보다 2배 인상한 2만4000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이 공개됐다.

이와 관련해 김윤덕 의원은 “공사가 막대한 사업을 벌여놓고 사업비를 공항수익이 아닌 임대수익과 상업수익, 주차수익으로 충당하려 하고 있다”며 “높은 임대료에 따른 가격 인상 등이 예견되는 만큼 공사비 부담을 모두 공항 이용자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사는 시공이 끝나는 내년에 1조7171억원을 책정하고, 시운전 기간인 2017년 1조1618억원을 추가로 들이는 등 공항확장사업에 모두 4조9303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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