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삼성공채 키워드는 '직무에세이· 창의성면접'

머니투데이 김은혜 기자 2015.09.0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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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제도개편, 삼성채용 무엇이 달라졌나

지난 상반기 마지막 SSAT를 치르고 있는 삼성그룹 지원자들./뉴스1지난 상반기 마지막 SSAT를 치르고 있는 삼성그룹 지원자들./뉴스1


삼성그룹은 1995년 열린채용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가급적 많은 사람들에게 필기시험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학점, 영어회화시험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모든 인원을 서류전형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는 서류전형에서 일정 인원을 탈락시킬 방침이다. 폐지됐던 서류전형이 20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사실상 기존 방식으로는 마지막으로 치러진 올 상반기 SSAT에서부터 서류통과 조건이 까다로워져 응시자수는 예년 10만여명 이상에 비해 다소 줄어든 9만여명 수준을 기록했다. 사실상 올 상반기부터 입사지원서와 직무에세이를 제출하는 서류전형 단계라고 볼 수 있는 직무적합성평가가 이미 도입됐다고 볼 수 있다. 올 하반기에는 좀 더 까다로운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해야만 GSAT를 볼 수 있다.



삼성이 직무적합성평가를 도입한 이유는 삼성에 입사할 생각이 없으면서도 GSAT에 무분별하게 응시하는 지원자를 걸러내기 위해서다. 10월 18일 실시될 GSAT에서는 전체 응시 인원 중 90% 이상이 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경우 9만여명 중 약 7000~8000명이 SSAT에 합격해 면접전형에 올라갔다. 삼성은 올 하반기에 약 40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우선 자기소개서에는 직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원 동기, 목표 등을 기재해야 한다. 연구개발·기술·소프트웨어 직군에게는 대학 학습 내용을 요구한다. 전공 수업 이수 현황, 심화 전공과목 이수 여부를 써야 한다. 학점이 높을수록 유리하다. 지원 자격에 학점 제한이 없어졌지만, 학점이 높은 사람이 서류를 통과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영업·경영지원직군은 직무와 관련한 학습 내역, 동아리 활동, 각종 공모전 입상 내역 등을 중심으로 자신의 경험을 적어야 한다.



직무에세이에는 난이도 높은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직무적성 전문강사 이시한 전주대 객원교수는 “대학원 논문 주제에 버금가는 문제들이 출제된다”며 “단순한 지식 나열이 아니라 전공 지식을 현실 경영에 접목시키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한 지원자들에 한해 치러질 GSAT는 기존 SSAT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 개발 직군에 지원한 경우 프로그램 개발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역량테스트를 실시한다. 고사장에서 직접 PC를 사용해 실제 프로그램을 코딩하는 실기테스트로, 사용가능한 프로그램 언어는 C, C++, Java이며 총 2개 문제를 180분동안 해결해야 한다.

삼성 GSAT에 합격하면 면접단계로 넘어간다. 이전 GSAT(옛 SSAT)를 통과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직무역량면접(PT·프리젠테이션), 임원면접(인성면접)을 통과하면 됐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직무역량면접과 임원면접 사이에 창의성면접을 봐야 한다. 3가지 면접전형은 각각 30분씩 소요된다.


창의성면접은 면접관과 함께 토론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토론면접이 비슷한 수준의 지원자들끼리 토론했다면, 창의성면접은 사회경험, 전문지식 등이 월등한 상대와 벌이는 토론이라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문제해결 능력, 논리적 설득력, 의견경청 등에 더해 추가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올해 새로 도입하는 창의성 면접에서도 직무적합도를 집중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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