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버스가 다니지 못하는 비포장도로를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으로 30여분 더 달린 후에야 내몽고 정란치의 마른 호수들을 초원으로 복원하는 현대차 중국법인 사막화 방지 기지가 나타났다. 기지라고 해봤자 대초원 위에 세운 ‘파오’(몽골식 텐트) 10채와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만든 임시 가건물이 고작이었다. 자체 발전기는 있지만 식당용 파오 2채에 밤마다 전등 2개를 밝히는 데만 쓰며, 나머지 숙소용 파오에는 건전지로 작동하는 작은 조명등 하나 씩이 배정됐다. 화장실은 웅덩이를 파 나무와 그물망을 얽어 만들었다.
현대차 중국법인 직원들이 내몽고 보샤오떼노르 호수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뭇가지 방풍재를 만들고 있다.
이렇게 나뭇가지 횡대를 만들면 그 사이 사이에 흙이 쌓이고 1년생 작물인 나문재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이 조성된다. 나문재는 염농도가 높은 땅에서잘 자라는 식물로 알칼리농도가 유난히 높은 이 땅에서도 충분히 자랄 수 있다. 그러나 내몽고는 수시로 강풍이 불기 때문에 이 나뭇가지 횡대가 쌓인 흙이 날아가는 것을 막아주는 방풍목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그만큼 나뭇가지는 촘촘히 빈틈없이 고정해야 한다. 여름 낮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가는 보샤오떼노르 호수로 8시간을 달려가 하는 이 작업은 어지간한 정성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박 소장은 “방풍목 조성은 이곳 호수들의 사막화가 얼마나 심각한 지 봉사단이 직접 체험하기 위한 상징적 활동으로 실제 이곳 사막화 방지의 핵심은 매년 6월 트랙터를 이용해 대규모로 나문재 씨앗들을 파종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까지 현대차 중국법인과 공동으로 이곳에 매년 나문재 파종과 관리 사업을 펼칠 것”이라며 “3년 후면 이곳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중국법인 직원들이 내몽고 보샤오떼노르 호수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뭇가지 방풍재를 만들고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올 들어서만 4차례에 걸쳐 400여명이 참여한 이 사막화 방지 사업은 올해로 8년째로 접어든다. 현대차 중국법인은 이미 1기 사업으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내몽고 차칸노르호수에서 5000만㎡ 넓이의 사막화 방지 사업을 끝냈다. 어지간한 인내와 지원 없이는 절대 감당할 수 없는 사회공헌 활동이었다. 이렇다보니 중국 정부로부터 공익 사업의 최우수 사례로 인정받았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 격인 중국 사회과학연구원 CSR연구센터으로부터 지난해 ‘중국 베스트 공익 브랜드 50’으로 선정된 것.
내몽고 지방정부도 현대차 중국법인의 사업을 계기로 사막화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정란치 지방정부는 2018년 이후에는 현대차 중국법인의 사막화 방지 사업을 계승해 중장기적인 초원 보존과 관리에 직접 착수할 계획이다.
현대차 중국법인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몽고 사막화 방지 외에도 빈곤 지역 학교 교육 기자재 지원, 낙후 지역 주거 환경 개선, 학교 식당 현대화 같은 중국 정부가 손대기 힘든 부분까지 과감하게 바꾸려 한다”며 “중국 내 수많은 자동차 기업 중 베이징현대차가 기업 사회공헌지수 1위를 차지한 것은 하루 아침의 결실이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