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KTOP30지수, '골골'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5.08.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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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달간 KTOP30 7.7% 하락, 같은 기간 코스피(-3.8%) 등에 비해 부진

'한국판 다우지수'라는 이름으로 야심차게 출발한 K탑30지수(이하 KTOP30지수)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한 상태다.

대형주 위주로 구성돼 있어 올해 중소형주 장세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 일차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TOP30지수가 상품으로서 매력이 다소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13일 K탑30지수는 전일 대비 0.25% 오른 5552.28로 마감했다. 지난달 13일 K탑30지수 출범 당일 종가(6013.45)에 비해서는 7.67%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가 3.79% 떨어지고 코스닥이 2.4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부진하다. 기존 대형주 지수인 코스피200지수(-5.01%)나 KRX100지수(-3.81%)에 비해서도 하락률이 컸다.
국가대표 KTOP30지수, '골골'


K탑30지수는 시장 대표지수인 코스피가 한국 경제의 성장성을 나타내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반성에서 개발됐다. 코스피는 상장종목 전체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수를 산출한다. 이 때문에 성장성이 높은 종목의 성과가 지수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을 볼 때 미국, 독일이 1~2%대에 불과하고 일본과 프랑스는 1%에도 못 미쳤지만 한국의 성장률은 3%대에 달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는 50% 가량, 일본의 니케이225지수는 135% 가량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장기간 박스권을 면치 못했다.



거래소는 미국 다우지수와 같이 한국의 주력산업 대표주 30개 종목만 골라 지수를 구성했다. 이 지수에는 최저 2조8000억원대에서 최고 170조원에 달하는 대형주들이 대거 편입됐다. 시장 대표주라는 특성상 대형주 위주로 편입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당초 K탑30지수는 한국 실물경제의 성장성을 잘 나타낼 수 있도록 구성하자는 차원에서 개발됐다"며 "올해 1분기,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년 동기비 0.8%, 0.3%에 그치는 상황에서 K탑P30지수 구성종목의 주가도 그만큼 저조할 수밖에 없었고 코스피·코스닥 등 여타 지수에 비해서도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향후 경기개선으로 국내 GDP 성장률이 개선되면 K탑30 구성종목의 상승탄력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며 "이는 과거 20년간 지수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도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주가지수가 단지 시장지표로만 작용해서는 의미가 없다. 각종 상품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돼야 해당지수의 의미도 살아날 수 있다. 현재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등 3개 증권사가 K탑30지수를 활용한 ETN(상장지수채권) 상품을 준비 중이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3개 운용사는 ETF(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 증권사·운용사에서는 K탑30지수를 활용한 상품을 내놓기를 주저하고 있다.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다. A증권사 관계자는 "지수가 개발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대중성이 떨어진다"며 "상품을 만들려 해도 K탑30지수를 헤지할 수 있는 수단이 아직 없어 곤란하다"고 말했다.

기존 대형주 지수와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B운용사 관계자는 "대형주 상품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코스피50, 코스피100 등 기존 지수를 활용해도 무방하다"며 "유사상품 라인업이 이미 구축돼 있는 상황에서 K탑30지수만의 차별적 매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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