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값 인상 '반년'… 편의점 매출만 올려놨나?

머니투데이 세종=이동우 기자 2015.07.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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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올해 상반기 편의점 매출 증가율 전년대비 16%포인트↑

/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올해 상반기 편의점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뱃값 인상에 따라 약 40% 가까이 담배 매출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주요 유통업계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9.0%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로 각각 10.2%, 11.9% 감소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소규모 장보기가 늘며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적인 유통업계의 침체에도 불구, 편의점 홀로 승승장구 하는 데는 담뱃값 인상의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 편의점 매출 평균 증가율이 5.1%에 그친데 반해, 담뱃값 인상이 실시된 올해 상반기에는 무려 평균 21.1%에 달했다. 매출 증가율이 약 4배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담뱃값 인상이 처음 실시된 올해 1월과 2월에는 일반적인 매출 증가율을 유지했다. 편의점 '담배 등 기타' 부문의 판매는 1월 4.2%, 2월 10.2% 등 매출이 전년 수준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담배 등 기타'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2% 수준으로 나머지는 의약외품 등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사에서 담배와 함께 분류되는 의약외품은 판매량 변동이 거의 없어, '담배 등 기타' 항목의 증가율을 담배 증가율로 해석해도 무방하다"며 "담배 가격이 오르며 편의점 매출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후 담배 판매의 회복세가 이어지며 '담배 등 기타' 부문 매출 증가는 △3월 23.1% △4월 28.4% △5월 31.5% △6월 29.0%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담뱃값 급등으로 연초 금연을 시작한 이들이 크게 늘었다가 일정 부분 흡연자로 돌아선 영향으로 해석된다.


상품군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담배 등 기타'는 올해 6월 편의점 전체 매출의 45.3%를 차지, 지난해 6월 35.8%에 비해 약 10%포인트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1월1일부터 '국민건강 증진'을 이유로, 담뱃값을 '2500원→4500원'으로 2000원 인상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KT&G, 필립모리스 등 국내 담배제조 업체들은 1200~2200원 가량 담뱃값을 인상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담뱃값 인상 정책이 실시된 지 반년이 지난 현재 금연효과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25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5.8% 만이 담배를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상반기 세수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세금은 4조37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조1600억원)보다 1조21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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