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한일 우호관계, 일본 처신에 달려"

머니투데이 워싱턴DC(미국)= 이하늘 기자 2015.07.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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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美 우드로윌슨 연설 "中, '美 제외 아시아안보협력' 제안 동의 못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사진= 새누리당 제공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사진= 새누리당 제공


김무성대표가 미국 한반도 전문가들에게 "한국과 일본의 협력은 일본의 역사인식에 달렸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씽크탱크인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북핵 해결 및 동북아 협력, 통일 등에 대해 20분동안 연설한 김 대표는 이날 참석한 한반도 전문가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위와 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또 "미국과 중국의 외교적 합의가 남북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민한 관계인 양국 사이에서 한국이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이 북한을 컨트롤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 통일이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는 제인 하먼 우드로 윌슨 센터 소장, 앤드류 실리 부소장, 도날드 만줄루 KEI 대표를 비롯해 한반도 전문가 40여명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연설 직후 30분 가까이 참석자들의 광범위한 질문을 받아 이에 대한 한국의 입장과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아래는 김대표와 참석한 한반도 전문가들의 일문일답



-한국이 일본과 어떻게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가.

▷한국과 일본은 오랜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 좋은 때도 있었지만 주로 나쁜 관계가 오래 지속됐다. 국가 운영에 있어 국민감정은 가장 중요한 문제다. 한국 국민은 치욕적인 역사에 대해 잊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역사인식은 한일 양자 간 문제라기보다 일본 스스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 우리는 이런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해왔다. 한일 양국은 전략적으로 협력할 분야가 많다. 전략적 협력 관계는 계속 유지 발전 시켜야 한다. 한국 국민들의 민족감정을 잠재우는 것은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 한 마디면 모두 해결된다. 이번 8·15는 종전 70주년이다. 일본 정부의 일본 총리 기념사가 있길 기대한다. 종전 50년 당시 무라야마 총리가 했던 기념사, 종전 60년 고이즈미 수상이 했던 기념사를 후퇴하는 기념사가 나온다면 한일 관계가 또 어려워 질 것이다.

-미국과 한국이 중국을 어떻게 통일에 협력시킬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가.


▷북한은 워낙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통일문제는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 독일 통일이 '도둑고양이'처럼 찾아왔단 말이 있다. 남북통일 역시 언제, 어떤 형태로 다가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현재 남북이 분단된 것은 비정상적인 관계다. 한민족이 하나의 나라에서 통일 하는 것이 한국국민 모두의 염원이다. 이런 염원이 반드시 통일을 이룰 것이라고 믿는다. 북한을 먹고 살게 할 수 있는 건 중국의 경제력이다. 미국과 중국 간, 그리고 동북아 평화를 위한 외교적 합의가 통일을 당길 수 있다. 하지만 미중 관계는 패권 관련해 예민한 관계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간자 역할을 한국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발전한데는 한국의 도움도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발전의 성장통을 앓고 있지만 더 큰 발전을 위해선 한국의 보조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양국의 경제교류의 범위가 더 넓어져서 중국이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는 것이 더 강해지만 그 힘을 갖고 북한을 컨트롤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 통일이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한국 의회와 관련해 한국 국민들이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뭔가.

▷건국 이후 지난 65년간 한국의 경제발전은 전 세계인들이 기적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저성장의 늪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한국 사회구조는 일본과 비슷하다. 25년 전 일본이 디플레이션 늪에 빠진 것돠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다. 당시 일본은 개혁에 실패해서 25년간 어려움 겪었다. 한국은 일본이 겪었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 다시 한국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구조개혁을 꼭 성공해야 할 상황이다. 우선 한국은 공무원연금 개혁에 성공했다. 남은 것은 노동, 교육, 금융, 공공 개혁이다. 그래서 제가 방미 직전 새누리당에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한 특위를 만들었다. 노동개혁을 반드시 성공시켜서 경제를 재도약 시켜야 한다. 이런 개혁의 성공은 내년 총선을 승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해 여쭤보고 싶다. 사과나 내각의 성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치인들의 발언이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일본을 대표하는 공식적인 총리의 입장이 담겨 있어야 한다. 한마디만으로도 한국국민의 반일감정을 말끔하게 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베 총리는 계속해서 한국 국민의 민족 감정을 거슬르는 발언을 이어왔다. 그동안 한일관계가 좋아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 한일 관계가 빨리 회복되길 바한다.

-(한미)무역 협상과 관련해 김 대표의 견해를 듣고 싶다.

▷한국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의사가 적극적으로 있다. 가입해서 미국과 가입국 간의 경제교류가 활성화되고, 국가간 장벽을 없앨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 안보협력기구를 제안한)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발언에 대해 묻고 싶다. 한중, 한미 관계에 대한 발언이 미중 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시진핑 주석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미동맹은 글로벌 문제 해결에 같이 힘을 합하는 것이다. 중국이 한국에 굉장히 중요한 존재임은 틀림없다. 우리나라 GDP 82.1% 중 수출이 60%다. 이 가운데 26%가 대중수출이다.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교류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미 동맹관계의 기초에 의해 가능한 일이다.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전방위적이다. 반면 한중관계는 분야별 일부(경제)에 국한됐다. 시진핑 주석의 제안에 응하기 보다는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이슈에 공동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의 생각이다.

-한국과 미국은 제조업 기반 국가다. 한국은 세계 5위 제조업 국가다. 그런데 양국 모두 청년실업이 문제가 되고 있다. 양국 대학생들의 취업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미국의 실업 청년층이 높은 것처럼 한국의 청년실업도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다. 제조업 자체에 한계가 왔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가 공장을 증설하면 미국에 증설하지 한국에 증설하지 않는 단계다. 한국은 산업구조를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대전환을 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미국은 독보적인 신성장동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보유한 신성장동력 과학기술, 특히 에너지 분야 등에서 한국과 잘 협력해 세계시장에 함께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양국을 위해 모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UN 보고서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의 실상이 밝혀졌는데.

▷UN 인권보고서의 내용보다 북한의 현실이 더 심각하면 심각했지 덜하다고 생각 안한다. 북한은 상상을 초월하는 인권이 없는 나라다. 같은 민족, 같은 나라가 분단된 지 70년 만에 한국은 천국이 됐고, 북한은 지옥이 된 상황이다. 북한은 사실상 우리가 모르고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중국에서 북한을 담당하는 고위직과 많은 대화를 해봤는데 중국도 북한에 대해 골치 아프고 컨트롤이 안 되는 나라라고 불평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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