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실적시즌, 한미 증시의 차이점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5.07.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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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2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통상 2분기 실적이 공표되는 7월에는 증시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한여름 날씨처럼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른다는 서머랠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7~8월에는 기업들의 반기성적표가 공개되고 이후 연말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최근 미국 증시가 뚜렷한 서머랠리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글을 비롯해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2분기 성적표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나스닥 지수가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72포인트(0.17%) 상승한 5218.86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1.64포인트(0.08%) 오른 2128.28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13.96포인트(0.08%) 상승한 1만8100.41로 거래를 마쳤다.

현재까지 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62개사가 2분기 실적을 내놨다. 전년 대비 이익이 3.6% 감소했지만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4.5% 감소보다는 나은 수준이다. 또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 중 71%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뛰어 넘었다. 이는 보통 63%선이던 것에 비해 높아진 것이다.



실적을 토대로 한 서머랠리가 진행중인 셈이다. 그러나 한국증시의 상황은 다소 애매해 보인다. 나스닥 강세에 제약, 바이오 등 성장주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닥지수는 780을 넘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코스피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말 742에서 782까지 오른 반면, 코스피지수는 2074에서 2073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못했다. 이 같은 차이는 탄탄한 실적을 보이는 미국 상장기업들에 비해 한국 기업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들의 실적을 주도하던 삼성전자는 물론 현대차와 기아차, 아모레퍼시픽, 신한지주 등 대장주들의 흐름이 좋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이들이 상장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


코스닥 역시 실적에 대한 압박은 마찬가지다. 다만 나스닥의 강세와 코스피 상대약세로 갈 곳을 잃은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점, 그리고 테마를 형성한 성장주의 강세 등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코스피 시장이 두드러진 반등을 보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반대로 코스닥은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이 많다.

물론 코스피 시장에 모멘텀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삼성물산 사태로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압박이 커진 삼성그룹이 배당확대라는 선물 보따리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 시기나 규모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감이 형성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PER에 따른 투자전략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제약, 바이오 등 성장주의 고 PER 현상은 차치하고, 일단 실적개선·현금흐름 개선 등이 나타나는 저 PER주에 주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유명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국면에서는 실적개선이 확인된 저PER주가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2개월 선행 PER 10배미만 기업 중에서 △직전 분기 순이익이 전망치를 상회했고 △트레일링 PER 값과 선행 PER의 괴리율이 작은 종목 △실적치 기준 잉여현금흐름이 2개분기 연속 개선된 기업을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한국가스공사 △새론오토모티브 △코리안리 △DGB금융지주 △대한유화 △엠씨넥스 △SK하이닉스 △미래에셋증권 △동부화재 △대양전기공업 △KSS해운 △세아베스틸 △기업은행 △현대해상 △하나금융 △한국전력 △SK이노베이션 △휴비스 △비아트론 △세아베스틸 △대한약품 △SK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이 유망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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