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무엇보다 화장품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최근 화장품 업체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된 직접적인 원인은 5월말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크게 감소한 결과 면세점 매출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항공사 예약현황을 볼 때, 아직도 중국인 관광객수의 회복 시그널이 뚜렷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 실적 회복에 대한 확신이 어렵다.
그런데 이 같은 기대는 그 동안 실적 호조를 이끌었던 면세점의 역할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면세점은 단순히 한국에 여행 온 중국인들에게 물건을 파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그 자체로 엄청난 마케팅 효과가 있다. 중국에서 인기를 얻어서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경우보다 면세점에서의 판매를 시작으로 중국 현지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다. 현지 사업을 위해서라도 면세점의 매출 회복은 필수적이다.
또한 중국인의 한국 방문과 관계없이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중국 영업환경은 악화될 수 있다. 한국 화장품 업체들은 면세점을 통해 효과적으로 중국인들에게 어필을 하면서 중국 시장을 개척해왔다. 그런데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증가하고 이를 통해 일본 화장품에 대한 중국인의 선호가 다시 높아진다면 중국 현지에서 한국 화장품들이 매출을 확대하는 것이 이전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인은 한국 화장품을 좋아해’라고 생각했던 것이 오해로 판명날 수 있다.
물론,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급증해도 중국인의 해외 여행 증가가 현저히 높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도 여전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이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역시 높아진다면 앞서의 우려가 단지 기우에 그치고 말 것이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수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이 현실화된 시점에서 화장품 주식의 매수 여부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최소한 중국인의 한국 방문이 회복하는 것을 확인하는 정도의 신중함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