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株, 그리스 국민투표 부결에 '출렁'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5.07.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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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시트 우려에 주요 수출주 동반 하락.."당분간 보수적 대응 필요"

해양 플랜트 수주 등으로 반등 조짐을 보이던 조선주들이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에 직격탄을 맞았다. 전세계 주요 선박 발주국 중 하나인 그리스 경제 위축 우려로 조선주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다.

조선주 뿐 아니라 자동차, 화학, 철강 등 주요 수출주들이 그리스 악재 여파에 동반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그렉시트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이에 따라 수출주보다는 내수주, 방어주 위주의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그리스 경제위기..조선株 투자심리 급랭=6일 주요 조선주들은 동반 급락했다. 삼성중공업 (9,590원 ▲200 +2.13%)이 전일대비 5% 하락한 1만7900원에 거래를 마쳤고 대우조선해양 (32,550원 ▲1,550 +5.00%)은 4% 하락했다. 현대중공업 (132,100원 ▲3,800 +2.96%)현대미포조선 (77,000원 ▲5,100 +7.09%)은 각각 4.6%, 4.4% 하락했다.



앞서 5일(현지시간) 그리스 정부가 실시한 구제금융안 찬반 국민투표 결과 협상안에 반대하는 의견이 61%로 찬성 의견을 크게 압도했다. 연금 삭감과 부가세율 인상, 민영화 촉진 등의 내용을 담은 현재의 협상안에 반대한 것 이다. 이에 따라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채권단은 다시금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하게 됐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선주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선박(상선) 발주를 낸다"며 "최근 대규모 해양 플랜트 수주가 급감하면서 주요 조선주들이 선박 발주 비중이 높아진 상태여서 선박 발주 감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선 비중이 높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낙폭이 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발주된 상선 중 10%가 그리스 선주로부터 발주됐고 그리스 선주가 보유한 선박 비중은 약 17%로 집계되고 있다. 올 들어 5월까지 한국의 대그리스 수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품목도 탱커(상선)로 5181만 달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89%가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그리스 사태가 조선주들의 수주잔고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크지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리스 선주들의 재정상태 악화로 수주가 취소되거나 건조 대금이 미지급되는 상황이지만 그리스 선주들의 선박금융은 자국 은행이 아닌 국외 선박금융전문 기관을 통해 조달해왔다"며 "이같은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렉시트로 우려, "수출주보다 내수주로 방어해야"=이번 그리스 사태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은 많지 않다. 그러나 단기간 불확실성 해소가 어려운 만큼 국내외 증시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로존 주변국으로 전염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사태가 살아나고 있는 유로존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경우 글로벌 경제,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상당할 수 있다.

조선주 외에도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화학, 철강, IT 등의 대형 수출주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이유다. 이날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3%, 4.5% 하락하고 현대차가 1.5%, 포스코가 2.6%, LG화학이 3% 하락하는 등 주요 수출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경기방어주 위주의 안정적이고 방어적인 포트폴리오가 시장대비 아웃퍼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리스 노이즈를 충분히 반영한 이후 재진입 기회를 탐색하는 투자전략이 유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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