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2009년 신종플루 확산 당시의 주식시장의 반응에 비추어 볼 때, 이번 메르스 감염 확산 및 사망자 발생으로 수요 위축 우려가 제기되며 주가가 하락했던 종목은 메르스를 통제할 수 있다는 신뢰가 형성될 때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
2009년 신종플루 첫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도 사망자 발생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2009년 8월 17일에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주가는 10% 이상 하락했고, 호텔신라는 7%, 유통주는 3% 내외로 주가가 하락했다. 이후 주가는 9월초까지 대체로 부진했다.
그런데 이번 주식 시장의 반응에서 의아한 점이 하나 있다. 2009년 신종플루와 2015년 메르스는 근본적으로 확산 지역에서 차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종플루의 확산 때와 마찬가지로 여행주의 주가 하락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는 점이다. 신종플루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유행했던 것과 달리 메르스는 국내에서만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2009년의 신종플루가 외국인의 한국 관광 및 내국인의 해외 관광 모두를 위축시켰지만, 지금의 메르스는 외국인의 한국 관광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지 내국인의 해외 관광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2009년은 원화가치가 낮아 해외 여행의 매력이 높지 않았던 반면, 현시점은 원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 해외 여행의 경쟁력이 다른 레저활동에 비교해 높다. 따라서 2009년에 나타났던 내국인의 해외 여행 수요 위축이 2015년에는 메르스가 글로벌하게 확산되지 않는 한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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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주가는 내국인의 해외 여행이 수익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주가가 다른 관련주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는 현재 전개되고 있는 메르스 확산 형태가 과거의 전염병 확산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단지 전염병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단기에 기계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점이 메르스 통제 이전이라도 여행주의 반등이 예상되는 이유다.
손윤경 이코노미스트/캐리커처=김현정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