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發 훈풍은 미풍? 건자재 볕든다 했더니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5.06.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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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發 훈풍은 미풍? 건자재 볕든다 했더니


'부동산발 훈풍은 미풍?'

아파트 분양물량 증가, 건축 리모델링 수요 증가 등 부동산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를 기대했던 건축자재기업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관련 수요가 본격 오름세를 보이면서 건자재 산업이 '제2 전성기'를 맞았다는 분석까지 나왔지만 올 들어 이 같은 흐름이 꺾이면서 '반짝 효과'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8일 대한도자기타일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올 들어 위생도기, 타일 등 마감용 건자재의 국내 출하량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위생도기는 양변기, 대변기, 소변기, 세면대, 탱크 등 욕실 마감을 위해 쓰이는 건자재를 통칭한다.



대림B&co (3,405원 ▼35 -1.02%), 아이에스동서 (21,800원 ▼900 -3.96%), 계림요업, 세림산업 등 국내 위생도기 업계 상위 4곳의 위생도기 국내 출하량(올 1분기 기준)은 55만701개로 전년 동기의 61만6833개에 비해 10.7% 떨어졌다.

주택 내부 마감용으로 쓰이는 내장타일의 국내 출하량은 554만9096㎡로 전년 동기(591만198㎡) 대비 6.1% 하락했다.



창호, 바닥재 등을 제조, 판매하는 종합 건자재업체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LG하우시스 (39,350원 ▼250 -0.63%)는 1분기 건자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 줄었고, KCC (298,500원 ▼1,500 -0.50%)는 7.4% 빠졌다.

부동산 시장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를 기대했던 건자재 업체들은 1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한데다 2분기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년 대비 17% 상승한 33만가구(민간)가 신규 분양되고, 주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건자재의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건자재업체들도 부동산 시장에 깃든 이 같은 온기에 기반한 실적 개선효과를 기대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축경기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건자재업체들은 그 효과를 실제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격인하 등 인위적인 방식을 동원하지 않는 한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는 미비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재 건자재 업체들의 상황이 그리 절망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례적으로 호실적을 냈던 작년대비 기저효과일 뿐 올 들어서는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올 1분기 위생도기, 내장타일의 국내 출하량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전인 지난 2008년 1분기의 69만4297개에는 못 미치지만 최근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2013년의 43만7954개에 비해서는 양호한 수준으로, 회복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감재의 경우 경기회복에 따른 효과가 실제로 반영되기까지는 시멘트나 레미콘 등 1차재와 최소 6개월에서 1년가량 차이가 발생한다"며 "하반기 이후부터는 이들 업체의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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