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에 부가서비스까지...'배보다 배꼽 큰' 오픈마켓

머니투데이 이미영, 박용규 기자 2015.06.04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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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오픈마켓 규제, 문 열리나③] 과점형태 시장 상황...수수료 담합도 의심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 A업체는 최근 한 오픈마켓 업체인 B와 거래를 중단했다. B업체가 최근 제시한 판매수수료 인상과 이따금씩 강매 아닌 강매로 지급하게 되는 광고료 때문에 도저히 수익을 맞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B업체가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기 위해선 결국 소비자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데, 대형 유통업체들이 오픈마켓에 뛰어들고 나선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판매에 특별한 기술이나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소자본으로도 충분히 진입할 수 있는 온라인 오픈마켓. 외형은 성장일로지만 일상적인 최저가 경쟁에 내몰리는 입점업체의 고통은 적잖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해 오픈마켓 입점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오픈마켓 사업자와의 거래행태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결과, 과다한 판매수수료 및 광고비 요구와 같은 불공정 행위를 한 번 이상 경험했다고 응답한 업체가 82.7%나 됐다.

이들 업체가 지목하는 가장 대표적인 불공정거래행위인 광고 구매 등으로 과도한 비용을 지불한 사례 72.9%에 달했으며 용처가 불분명한 비용을 오픈마켓 사업자 재량으로 일방적 정산(40.3%)을 하게 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최근 국회에서도 '과점 형태 시장 구조'와 중소입점업체에 대한 온라인 오픈마켓사업자의 '갑질'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은 지난 4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3개 회사가 시장의 90%이상을 차지하는 오픈마켓 시장에서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높은 판매비용'과 '수수료율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의 주장은 10% 내외인 오픈마켓 판매 수수료가 다른 백화점이나 홈쇼핑 납품업체들에 비해서는 낮지만 부가서비스와 광고비 등을 합한 실제 판매비용은 40% 수준에 육박해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오픈마켓의 판매수수료는 제품 종류별로 차이가 있지만 6~12% 정도다. 이는 30~40%에 달하는 홈쇼핑이나 백화점 등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입점업체들은 판매수수료 외에 광고비나 부가서비스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까지 합하면 홈쇼핑·백화점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이같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진 것은 오픈마켓의 소위 '갑질' 탓이다. 지난해 중기중앙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가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상품 검색에 노출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으며, 광고구매 기간보다 적게 적용되는 사례도 있었다. 입점업체들은 원할한 판매를 위해서는 광고나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주장한다.

수수료 담합도 의심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G마켓, 옥션, 11번가의 판매 수수료가 상품카테고리별로 6~12%로 거의 유사하다. 국내 오픈마켓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는 이베이가 G마켓과 옥션의 수수료 정책을 구간별 차이를 두는 자사 사이트 방식과 달리 기존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의혹에 힘을 보탠다.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오픈마켓에서 소수의 업체가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어 사실상 독과점 형태나 다름이 없으며 입점업체들은 이런 오픈마켓 업체들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해외 대형 오픈마켓 업체까지 국내에 진입할 계획이 있는 만큼 오픈마켓 입점업체들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소비자 권리를 지키기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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