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웨스턴 컨벤션 센터. 구글의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키노트 현장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지난 주말, 현지 언론에서 구글이 새로운 사진 앱(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대부분은 시큰둥했다.
구글의 미래를 제시하는 큰 행사에서 한가하게 사진 앱(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는 구글이 오히려 태평해보였다.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인 '안드로이드M'에 어떤 기능이 담길 것인지, 과연 구글글래스2.0이나 크롬캐스트2 같은 새로운 기기 혹은 놀랄만한 웨어러블 기기가 공개될 것인지에만 시선이 몰렸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와 또 다른 점은 기기간 공유가 되더라도 사진을 내려 받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기기의 저장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 저장공간 부담을 구글이 떠안게 되는 방식이다.
같아지자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자는 것.
구글의 대범함은 이날 전시한 각종 프로젝트와 전날 구글 본사에서 만난 다수의 구글러의 입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특히 인터넷 망을 보급하기 힘든 지역에 열기구를 띄워 무선 인터넷 망을 공급하겠다는 '프로젝트 룬'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연결하려는 야심이 보이는 대목이다.
구글 I/O 전시장에 마련된 '프로젝트 잭쿼드(Jacquard)'. 천 위에 있는 특정부위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움직이면 스마트폰 위에 터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한국인 구글러 염재현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검색 엔진의 품질과 번역 고도화를 위해서는 검색 엔진의 접근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정부 관련 사이트 중 구글을 포함한 모든 검색 엔진의 접근을 막아 국내외 이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한류 등 한국 문화의 확산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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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구글의 목표는 당장 많은 수익을 내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구글은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어 하고, 모든 인류와 사물을 학습하고 싶어 한다. 그렇게 얻은 정보를 구글의 '알고리즘'에 따라 컴퓨터가 학습하고 판단하고,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기계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뛰어넘는 것, 그것이 구글의 지향점인 셈이다.
스마트 오토 시연을 위해 준비된 현대 자동차.
신이 되려는 구글과 대적할 것인가, 아니면 그들과 함께 하면서 우리의 몫을 찾을 것인가? 이제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