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증시, 버블 조짐?…"상승세 2년은 더 간다"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15.05.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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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8일 연속 상승 마감…2000년 4월 이후 최고점

일본 닛케이증시가 일주일 넘게 랠리를 지속하면서 15년중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의 거침 없는 행진에 일각에서는 버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 흐름이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6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대비 0.12% 상승한 2만437.48로 장을 마쳤다.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으로 상승 마감한 닛케이지수는 2000년 4월 13일 이후 15년 1개월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닛케이지수가 이처럼 장기간 랠리를 펼친 것은 2014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증시의 고속전진은 계속될 것이란 진단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ML)의 아베 켄지 투자전략가는 2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소비세 인상 전까지 일본증시에 커다란 조정장세가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4월 소비세를 5%에서 8%로 인상했던 일본 정부는 당초 올해 10월 소비세를 10%로 추가 인상할 방침이었지만 여파를 우려해 2017년 4월로 인상을 미뤘다. BofAML의 예상대로라면 적어도 향후 2년간은 상승흐름이 지속되는 셈이다.



BofAML는 올해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종료까지 닛케이지수가 2만27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6일 종가에서 약 10% 더 오른다는 얘기다. 닛케이지수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17% 가량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도 일본증시에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주 보고서에서 골드만은 "일본증시 호재는 미국, 유럽을 넘어섰다"며 향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고 봤다. 골드만은 올해말까지 닛케이증시가 2만17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약세 등을 바탕으로 한 일본 기업들의 가파른 실적 개선도 증시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란 진단이다. 골드만에 따르면 올해 일본 상장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전년보다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기업들의 EPS는 같은 기간 각각 8%, 5%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본기업들의 주주배당도 훨씬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골드만은 2015회계연도 일본기업들의 주주 환원 규모는 작년 13조엔에서 25% 증가한 16조3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저항선에 부딪혀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다이와증권의 사토 히카루 선임 기술연구원은 "빠르면 이번 주 중반 저항선인 2만800대에 도달할 수 있다"며 상승 흐름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이와 역시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부터는 상승세가 다시 펼쳐져 9월까지 닛케이지수가 2만2500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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