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코치] 자기소개서 vs 면접, 뭐가 더 중요해요?

국민대학교 김세준 겸임교수 2015.05.22 14:24
글자크기

[취업시장 오해와 진실]②뽑히는 자소서와 면접 '꿀팁'

[잡코치] 자기소개서 vs 면접, 뭐가 더 중요해요?


"자기소개서와 면접 중 뭐가 더 중요해요?"

지금까지 받아본 질문들 중 가장 어려운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아주 어렸을 적에 갑자기 ‘아빠가 더 좋아? 엄마가 더 좋아?’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의 난감함과 같다. 그 정도로 자기소개서와 면접은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답변을 해야 한다면 단연코 ‘면접’이다. 왜냐하면 전형 과정을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최종’ 단계는 ‘면접’이기 때문이다. 최종 관문이 ‘서류 전형’이나 ‘자기소개서 읽기’인 기업을 본 적 있는가? 결국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마지막 검증 절차인 면접장에 발을 들여놓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살아온 것이다. 학점과 외국어 점수는 물론이고, 아르바이트, 봉사 활동, 어학 연수, 인턴, 헌혈, 동아리, 스터디, 자격증 등등 엄청난 시간과 돈을 들여 쌓은 ‘스펙’은 1차 관문인 서류 전형을 위한 것이다. 최종 합격을 위해서는 무조건 '면접'에 가야 한다.



그렇다면 자기소개서는 어떤 면에서 중요한가? 세 가지 측면이 있다.

첫 번째, 스펙 점수가 높아서 서류 전형에 통과했을 경우이다. 서류 전형이 끝난 이후 면접 대상자들의 스펙은 ‘제로’가 되거나, 제로가 되지 않더라도 ‘무자료’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면접에 합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소개서’를 잘 써야 한다. 면접의 자료는 자기소개서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자기소개서가 면접의 순수한 자료가 된다. 바로 이 점에서 자기소개서는 중요하다.



두 번째, 서류 전형 때부터 스펙을 보지 않는 경우이다. 지난해부터 ‘끼와 열정’ 혹은 ‘인성’을 평가해서 서류 전형을 면제해주는 전형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취업준비생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3000명을 뽑는 공기업들이 올해부터 채용기준으로 내세운 ‘NCS'(국가 직무 능력 표준,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의 약자)도 스펙을 보지 않고 지원자의 ‘직무 적합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채용 시스템이다. NCS는 내년부터 거의 모든 공기업들이 도입할 것이고, 일반 기업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결국 스펙을 보지 않는 전형에서 서류 전형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게 되는가? 바로 자기소개서이다. 당연히 핵심적인 면접 자료도 자기소개서이다.

세 번째, 서류전형시 스펙 점수와 자기소개서 점수를 합산하는 경우이다. 이 지점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채용담당자들이 몇 만장은 족히 넘을 자기소개서를 다 읽겠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다 읽는다"이다.

C그룹의 경우 자기소개서 평가단을 구성해 한 곳에 모아 놓고, 1인당 80장씩의 자기소개서를 주어진 시간 안에 꼼꼼히 읽고 A부터 F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한다. G그룹은 평가자들에게 100장의 자기소개서를 나눠주고 약 일주일간 ‘합격’, ‘불합격’, ‘보류’ 등의 판정을 내리도록 한다. 두 그룹 모두 자기소개서 점수가 스펙에 합산되며, 자기소개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지원자들의 스펙은 볼 수가 없다. E그룹은 보다 더 적극적이어서 서류전형시 스펙을 전혀 보지 않는 대신 직원 100명 정도를 선발하여 몇박 몇일을 호텔에서 합숙하며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평가하게 한다.


자신이 지원하는 기업이 오로지 스펙만으로 서류 전형을 한다고 하더라도 자기소개서는 잘 써야 한다. 그 이유는 결국 최종 합격을 결정하는 칼자루를 쥔 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보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소개서는 면접을 준비하는 한 과정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토록 중요한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류전형에서든 면접장에서든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평가하는 사람들은 면접관들이다. 결국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통해 면접관들이 어떤 점을 확인하는지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될 것이다. 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 그 지원자의 ‘역량’과 ‘인성’을 본다.

먼저 역량부터 살펴보자. 기업들은 ‘가시적인 결과물’인 성과를 내는데 모든 것을 거는 곳이다. 당연히 기업은 최선을 다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로 뽑지 않는다.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역량’을 평가한다. ‘역량’이란 무엇일까?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핵심 전제를 보면 금방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역량 평가의 핵심 전제는 ‘과거에 성과를 내본 사람은 미래에도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의 필요 역량을 파악해야 하고, 그에 해당하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반드시 그 결과물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다양한’, ‘최선을 다해’, ‘좋은 평가’ 등의 두루뭉실한 표현은 금물이다. ‘다양하다'면 총 몇 개였는지, '대표적인 사례'는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에서였는지, 그 결과물은 무엇이었는지, ‘최선을 다했다면'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시작해서 얼마 동안, 하루에 얼마의 시간을 투자했는지, 그 결과물은 무엇이었는지, ‘좋은 평가라면' 구체적으로 언제, 누구로부터, 몇 점, 혹은 몇 등이었는지 등 아주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인성’은 굳이 의미를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요즘 기업들은 지원자들의 인성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템플스테이나 합숙 등을 통해 며칠을 함께 지내보기도 하고, 등산을 함께 해보기도 하며, 면접에서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라’고 하거나, 아버지 생신 때 무엇을 해드렸는지’를 묻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끈기, 인내심, 긍정성, 유연성, 팀워크, 조직과 상사에 대한 충성심 등을 다양하게 평가한다. 자기소개서 ‘성장 과정’ 기입난에는 자신의 살아온 과정이나 환경을 통해 이러한 점들을 갖췄음을 보여줘야 한다.

◇김세준 국민대학교 경력개발센터 겸임교수는… 아시아나항공 인사팀 근무, YBM 컨설턴트로 활동중이며 저서로는 ‘뽑고 싶어 안달나게 하는 자기소개서’, ‘뽑고 싶어 안달나게 하는 면접 답변법’, ‘자기소개서 비법 노트’, ‘대기업 합격 자기소개서 사례 및 해설집’, ‘당신이 취업에 실패한 33가지 이유’, ‘고졸 취업’, ‘로스쿨 자기소개서와 면접’, ‘내 이름이 뭐예요?’, ‘신입사원 3개월 핵심인력 30년을 좌우한다’, ‘슈퍼 신입사원’, ‘매직잡 - 한미FTA 이후 유망 직업 100선’ 등 총 20권이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