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활력이 떨어진 저성장·저금리의 시대 성장의 돌파구 찾기는 만만치 않다. '정부냐 시장이냐'는 단순한 질문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30여년간 경제관료로 일한 이철환 전 FIU원장은 최근 출간된 그의 16번째 저서 '문화와 경제의 행복한 만남'(나무발전소)에서 '문화를 통한 인간성 회복'을 그 해답으로 제시했다.
이 전 원장은 이 책에서 "경제에만 집중해서는 오늘날의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간성의 상실이 오늘날 경제위기의 본질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무절제한 탐욕의 결과 병든 현실경제의 모습을 고용 없이 성장하는 '무기력경제'와 이기심과 도덕적해이가 만연한 '탐욕경제', 탈세와 자금세탁이 횡횡하는 '지하경제' 등 13가지로 진단했다.
이 전 원장은 또 새로운 성장 동력 발견을 위해서도 문화 융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은 "한국이 직면한 위기의 본질은 경제 문제가 아니라 세계에 내세울 만한 한국적 이미지의 상품이 없는 문화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저자도 이와 같은 입장이다. 그는 미국의 할리우드와 중국의 한문화(漢文化)가 경제성장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설명하며 문화 없이는 기술발전도 경제성장도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 책에서 문화 산업 자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뤘다. 영화 '타이타닉'과 구겐하임 미술관의 도시 빌바오, 모차르트 음악의 도시 잘츠부르크 등을 예로 들며 문화가 관광산업의 발달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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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원장은 이 책의 막바지에서 행복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절대적으로 행복한 사람이란 있을 수 없고 행복은 본질적으로 주관적이지만 보다 많은 사람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 구성원이 서로 신뢰하는 사회, 어려운 이를 도와주는 기부의 문화가 정착된 사회, 누구나 문화의 혜택을 누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문화와 경제의 행복한 만남=이철환 지음. 나무발전소 펴냄. 368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