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 소통나선 삼성물산…아쉬웠던 첫 자리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5.05.1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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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최치훈 사장 취임후 첫 간담회…대화없이 입장전달만 30분만에 끝나

@임종철@임종철


최치훈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사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사원들을 대표하는 노사위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직원들과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으로 공식적인 만남의 자리는 2013년 12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사내방송으로도 생중계된 이날 간담회는 구조조정, 임금동결, 베트남사고 등 회사 안팎으로 어수선한 일이 이어진 가운데 일종의 '민심 달래기' 성격이 짙었다는 평가다.



그동안 경영진과 별다른 소통이 없던 터라 직원들의 기대감은 컸다. 빌딩·토목·플랜트 등 부문별 사업부장 등이 자리했다. 하지만 간담회는 "회사가 어려우니 이해해달라"는 경영진의 의견만 전달된 채 시작한 지 30여분 만에 끝났다. 직원들의 질문이나 경영진과의 대화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게 직원들의 얘기다.

이후 사내통신망에는 '간담회 의미도 모릅니까' '주택사업 수주방침과 사장의 상여금 지급 배경 등 직원들이 궁금해하는 점은 물어보지도 못했습니다' '이럴거면 아예 하지 마세요' 등의 글이 쇄도했다.



직원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이날 오후 4시 사업부장 주재로 또다시 간담회가 열렸다. 하지만 오전과 별다르지 않았다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직원들은 "왜 다시 불러 같은 얘기만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삼성물산 한 직원은 "그동안 쌓인 직원들의 불만이 오히려 간담회 후 더 거세졌다"며 "경영진의 보여주기식 태도가 직원들을 더 자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연초부터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수백 명을 대상으로 1차 구조조정을 진행한 데 이어 2분기에는 그보다 더 많은 인력에 대해 2차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관측은 직원들 사이에선 더이상 새로운 내용도 아니다.


올해는 2009년 이후 6년 만에 기본급도 동결됐다. 신규수주 감소와 해외사업장에서 수익성 악화 등을 감안한 선제적 조치라는 게 삼성물산 설명이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6% 줄어든 485억원. 매출액도 6.6% 감소한 3조1363억원에 그쳤다.

또다른 직원은 "회사 상황이 안 좋아진 이유는 경영진이 그동안 무분별하게 직원을 뽑고 저가수주를 한 탓이 크다"며 "그 책임을 직원들에게만 묻는 데 대한 원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처음 진행하다보니 진행에 미숙한 면이 있었던 걸로 안다"며 "앞으로 매 분기 자리가 마련되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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