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2015.5.1/뉴스1
7일 새누리당 등에 따르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한 의원 표결을 중단시켰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이 의총에서 표결을 강행,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본회의 처리를 강행하고자 했었던 것과 대조적이어서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김 대표가 원내지도부와의 팀웍보다 청와대의 의중을 고려하는 쪽을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 측에서도 "김 대표가 갑자기 입장을 튼 이유가 뭐냐"며 의아해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김 대표와 가까운 한 새누리당 의원은 "대표가 꼭 하려고 했으면 청와대가 뭐라고 하든 할 수 있지만 청와대가 해라, 마라 한 것도 없다"며 "무엇보다 당의 화합을 중요하게 느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여기에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여야 합의안에 반대하며 최고위원직을 거는 돌출행동이 김 대표에게 더욱 부담이 됐다. 개혁안 처리를 강행해 김태호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할 경우 이것이 지도부 책임론으로 겉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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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이정현 등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까지 연쇄적으로 사의를 표명하게 되면 '김무성 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최고위원회와 의총에서 새누리당 구주류에 속하는 친박계 의원들이 일제히 지도부의 협상력을 문제삼아 당 지도부 공격에 나서 의도적인 '지도부 흔들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다른 김 대표 측근 의원은 "김 대표가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를 밀어붙였으면 90대10(찬성 대 반대)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며 "그렇게 했으면 그 핑계로 김태호 최고위원이 100% 사퇴하고 다른 지도부까지 빌미를 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수지만 '강력한' 반대가 있었고 여러 가지 사정 상 당을 생각할 때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김무성·유승민 지도부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고 전했다.
당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밀어붙였다면 청와대가 이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여당을 압박하는 빌미로 삼으려 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 새누리당 지도부는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에 임박해 청와대가 입장을 바꿨다며 강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의총에서 김 대표는 "(청와대도) 다 알고 있었으면서 (협상을) 하고 나니까 이럴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유 원내대표도 "(개혁 협상의) 논의 과정에 청와대 수석이 참석하는 등 다 알고 있었는데 개혁안 통과를 요구하면서 나중에 문제를 제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격앙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본회의 처리가 무산된 후 유 원내대표와 별도로 만나 "지도자가 되려면 인내심이 강해야 한다"며 달랬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최고위와 의총에서 유 대표가 말 같지 않은 말까지 묵묵히 들어주며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해 애쓴 것을 김 대표 측도 높이 평가한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투톱' 간 갈등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