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실행이 큰 것을 이긴다"…퓨쳐리스트가 바라본 미래 혁신

머니투데이 코펜하겐(덴마크)=이미영 기자, 조철희 기자 2015.04.14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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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키플랫폼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클라우스 켈슨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 CEO 인터뷰

편집자주 기업의 숙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다. 불투명한 미래,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성장했다. 그런데 이제 성공을 위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잘하는 것'에서 벗어나 '해야할 것'에 집중해야 한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찾느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탐색'(exploration)이 기존 사업의 '활용'(exploitation)만큼 중요해졌다. 조직 전체의 실행력도 이에 연계, 재정의돼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은 한국기업에 맞는 미래전략과 실행력을 재정의하기 위해 50명의 글로벌 석학들과 50곳의 글로벌 혁신 선도기업 혁신담당자, 인사담당자를 직접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클라우스 켈슨 코벤하겐 미래학연구소장/ 사진=특별취재팀클라우스 켈슨 코벤하겐 미래학연구소장/ 사진=특별취재팀


겨울 막바지에 찾은 덴마크 코벤하겐의 연구소 안은 활기가 넘쳤다. 유리벽마다 각종 이론이 도식화된 낙서(?)가 그려져 있었다. 칸막이 없는 책상에선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의 젊은청년 7~8명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 벤처기업 분위기와 비슷했다. 이곳이 40여년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라는 것은 CEO 명함을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는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이곳 소장 출신인 롤프 옌센(Rolf Jenssen)이 2000년에 쓴 '드림소사이어티'는 세계인들이 미래를 이해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은 덴마크 현지에서 클라우스 켈슨(Klaus Kjellson)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 CEO를 만나 기업들의 미래 혁신 모습에 대해 들어봤다.



- 미래학연구소, 멋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은 하는가?
▶ 우리는 스스로를 '퓨처리스트'라 부른다. 이렇게 말하면 우리가 '예언자'같은 느낌을 주는데, '퓨처리스트'는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가 거부할수 없는 시대적 조류(메가트렌드) 속에서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우리는 심리학, 경제학, 사회학 등 다방면의 학문을 끌어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시나리오와 대응 방안을 만든다.

- 아무래도 경제 환경 변화 속도가 빠르다 보니 미래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것 같다.
▶ 그렇다. 1970년대 미국 포츈이 선정한 1000대 기업이 10년후에 교체될 확률은 30%였다. 이정도면 나름 기업의 생존이 안정적으로 보장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엔 환경이 바뀌었다. 2000년대 들어 포츈이 선정한 1000대 기업 중 70%가 10년 새 바뀌었다. 결국 기업이 경제환경 속도에 맞춰서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것이다. 앞으로 기업에게 가장 첫번째 과제가 '혁신'인 것이 과장이 아닌 셈이다.



- 사실 피부에 와닿진 않는다.
▶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일본의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업체다. 그런데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의 리더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답은 달라진다. 기업활동을 한지 20년도 채 안된 테슬라가 선두주자다. 2003년에 설립된 테슬라는 하이브리드를 중점으로 해서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이제 규모가 크다고 해서 경쟁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빠른 것이 큰 기업도 이길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 한국처럼 대기업이 많은 경우 어떻게 환경변화에 대응해야 하는가?
▶ 개방적 구조로 회사를 변화시켜야 하고 모든 사람들의 지식을 끌어모을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어야 한다. 2000년대 초까지 세계 1위 휴대폰 기업이었던 노키아엔 8000명 규모의 숙련된 전문가들이 있었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의 개방적 플랫폼에 뒤쳐져 결국 노키아는 무너졌다.

- 제조업도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한다는 것으로 들린다.
▶ 그렇다. 사실 제조업은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한다. 대량생산보다 중요한 것이 남들보다 다른 아이디어를 빨리 내고 그것을 상품화해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그것이 때론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 실패로부터 배우고 그것을 다음 시도에 반영하면서 발전시켜 나가야한다. 서로 다른 아이디어가 모여 함께 창조해야 한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 대기업들은 이것을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회사의 조직이 바뀌는 것은 결국 문화가 바뀌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변화를 싫어한다. 현 상태가 안정감이 있기 때문이다. 리더부터 시작해 전사적으로 조직을 새롭게 '디자인'한다고 생각하고 접근해야한다. 이 변화는 버텀업(bottom-up) 방식으로 이뤄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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