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 금호타이어 대표 물러나나…주주단 "선임철회" 요구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5.04.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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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단 "주요 안건 사전 승인 약정 위반" 시정 요구…불이행시 경영진 퇴임 요구 가능성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7,260원 ▼100 -1.36%)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된 지 3일 만에 자리를 내놓게 됐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이하 주주단)가 박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주주단은 대표이사 선임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금호그룹 경영권 승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일 금융권 및 재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주단은 이날 오후 3시 긴급회의를 열고 박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시정조치를 결의했다. 주주단의 사전 승인 없이 박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는 이유에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31일 이사회에서 기존 박삼구 회장과 김창규 사장 2인 공동대표이사 체제에서 박 부사장과 이한섭 영업담당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주주단에 추가 선임 안건을 알리지 않고 단독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말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졸업하면서 주주단과 특별약정을 맺고, 대표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에 대해 사전 승인을 받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대표이사 추가라는 중요한 안건을 사전 승인 없이 처리한 것이다. 금호타이어 측은 이에 대해 실무적인 실수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주단은 금호타이어에 시정조치를 요구했고, 금호타이어가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잔여 채권에 대한 금융조건 완화 중단 △잔여 채권에 대한 기한 이익 상실 및 회수 △경영진 전부 또는 일부의 퇴임 또는 해임 요구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주주단의 강경 대응에 부딪히면서 금호그룹의 후계 승계 구도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박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놓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승계가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했다. 박 부사장은 지난 2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아시아나애바카스 대표이사(부사장)를 맡은 데 이어 이번에 또 주요 계열사인 금호타이어 대표직에 올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안건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단순 실수에 의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금호그룹 측에서 일단 박 부사장을 대표이사에 앉힌 뒤 추후 주주단을 설득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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