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 및 재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주단은 이날 오후 3시 긴급회의를 열고 박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시정조치를 결의했다. 주주단의 사전 승인 없이 박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과정에서 주주단에 추가 선임 안건을 알리지 않고 단독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말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졸업하면서 주주단과 특별약정을 맺고, 대표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에 대해 사전 승인을 받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대표이사 추가라는 중요한 안건을 사전 승인 없이 처리한 것이다. 금호타이어 측은 이에 대해 실무적인 실수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주단의 강경 대응에 부딪히면서 금호그룹의 후계 승계 구도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박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놓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승계가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했다. 박 부사장은 지난 2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아시아나애바카스 대표이사(부사장)를 맡은 데 이어 이번에 또 주요 계열사인 금호타이어 대표직에 올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안건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단순 실수에 의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금호그룹 측에서 일단 박 부사장을 대표이사에 앉힌 뒤 추후 주주단을 설득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