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코미팜 양용진 회장의 소주잔

더벨 이승호 기자 2015.04.0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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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desk]

더벨|이 기사는 04월01일(13:39)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투자한 것이 죄입니까. 신약개발에 1000억원이나 투자했는데 국세청 조사에 이어 검찰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지난 3월 27일 오전 10시. 안산에 위치한 코미팜 (4,155원 ▼20 -0.48%) 본사에는 200여 명의 주주들이 2시간에 걸친 마라톤 주총을 했다. 여느 주총과 같이 안건 결의에는 20여 분이면 족했다. 하지만 이어진 질의응답에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양용진 회장의 이마에는 구슬땀이 흘렀다.

여러 사정상 지난 2년간 주총에 나서지 않았던 양 회장은 이날은 쏟아지는 질문에 결국 마음 한 편 구석에 묻어 두었던 울분을 터트리고 말았다.



요약하면 이렇다. 양 회장은 작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신약개발과 관련된 위법사항의 범죄와 해외투자에 대해 외화도피 혐의를 받았다. 본인은 물론 가족의 금융계좌 조회를 받고 집과 회사는 압수수색을 받았다. 국세청까지 동원된 강도 높은 조사에도 그는 단 한건의 위법사실이 없음을 확인 받았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했는데 그 회사 대표이사 집과 회사를 압수수색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우리나라 밖에 없다. 정부가 활발하게 투자하라고 하는데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투자를 제대로 할 수 있나요? 신축한 공장을 둘러보고도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는 것은 투자 자체를 사기로 본 것 아닌가요?"

양 회장의 절규는 이어졌다. "누구나 인정하는 물질이라면 그것이 어떻게 신약이 되겠어요. 신약 후보물질은 개발초기에는 당연히 부정적 인식을 받게 되지만 개발이 진행되면서 신약으로 입증되데 정부는 신약개발이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는 각종 음해성 루머를 수집해 개발 당사자에게 확인 절차도 없이 범인으로 간주한 우를 범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통증치료제로 개발자가 특허등록까지 한 물질임에도 정부는 신약개발이 허위이며 사기행각일것이라고 간주해 압수수색 영장까지 청구 한 것으로 아닌가요?"


코미팜은 2006년에도 신약개발 임상과 관련, 금융당국의 잘못된 고발로 18개월 동안 검찰수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기 해외투자자 및 해외 관련연구기관의 불신으로 신약개발이 5년이나 늦어지는 불이익을 받았다.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고, 조기에 사건이 종결된 상황이다.

코미팜은 지난 2년간 자본금의 12배에 가까운 600억원의 설비투자를 했다. 지난해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30%이상 증가했고, 직원도 50%이상 증원됐다. 자체개발한 동물용 백신을 22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고 항암작용을 하는 비마약성 암성통증치료제를 해외에서 개발하고 있는 그야말로 존경받아야 할 중소기업이 됐다.

암 환자에 사용되고 있는 일반 통증치료제는 주로 마약성분의 치료제로 세포에서 발생된 통증인자를 뇌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방해해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치료기전이다. 반면에 코미팜의 신약은 비마약성분으로 세포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통증인자를 근본적으로 없애주는 치료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치료기전이며 세계보건기구(WHO)가 갈망하고 찾던 진통제가 불리고 있다.

평정심을 잠시 잃었던 양용진 회장은 주주들의 질문에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임상진행 상황을 설명해 내려갔다.

"호주에서 운영되고 있는 Pharmacovigilance System(안전성 관리센터)은 임상 및 신약공급 과정에서 발생되는 부작용 사례가 있으면 호주정부의 TGA는 물론 EMA(유럽연합식약청)와 미국 FDA(미국식약청)에 의무적으로 즉각 보고를 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는 기관이다. 즉 임상을 하고 그 결과로 판매허가를 받을 목적의 임상시험을 하는 회사는 전문직 의사를 포함한 전문가 조직으로 구성해 운영돼야 하는 기관이다. 아직까지 단 한건의 임상부작용 신고사례도 없어 제일 먼저 판매허가를 받을려고 하는 호주정부로부터 좋은 호평을 받고 있는 사실과 호주정부의 신약 특별공급정책에 의해 암성통증치료제인 코미녹스(PAX-1)가 의사의 처방으로 공급중이며 점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양 회장의 얼굴은 신들린 것처럼 자신감이 넘쳐났다. 해외 전문가들의 평가와 관련 양 회장은 "WHO가 갈망하고 찾던 암성통증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해외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마약성 통증치료임에도 말기 암환자의 심한 통증까지도 치료가 돼 정상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겪고 있는 호스피스 병동의 부족함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코미팜 (4,155원 ▼20 -0.48%) 주주총회는 오이도에 위치한 식당에서도 이어졌다. 양 회장을 향해 일갈했던 주주들은 그를 향해 소주잔을 건넸다.

"쓴 소주가 오늘은 왜 이렇게 달까요?" 주주들이 건네는 잔을 받으며 한 없이 웃는 그의 어깨가 들썩인다.

코미녹스가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탄생해 한국 바이오산업 발전에 한 획을 그을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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