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서 복원 중인 한국 토종 여우의 모습./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그 후 27년이 흘렀다. 이제 중년이 된 그는 어릴 적 꿈처럼 자취를 감춘 토종 야생동물들을 복원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 정철운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여우복원팀장(40)의 얘기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여우를 자연 생태계에 안정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2020년까지 소백산에 멸종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소 생존개체 수인 50마리까지 증식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복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정철운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여우복원팀장이 소백산 방사에 앞서 자연적응훈련 중인 여우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정 팀장은 "방사한 18마리 가운데 13마리가 다쳐서 다시 수거되거나 폐사했다"며 "마치 가족을 잃은 것처럼 가슴이 아픈 순간"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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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여우 복원사업에 대해 주민불편 등을 이유로 우려를 나타내지만 한국의 생태계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는 점에서 정 팀장의 자부심은 크다. 그는 "일부 지역주민들이 생활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싫어하지만 멸종위기종 복원은 한반도의 생태계 균형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우의 경우 쥐 등 설치류를 주식으로 해 농가에 오히려 이득을 주고, 생태계 중간 단계에 위치한 동물이기 때문에 넓은 범위에서 먹이사슬 상·하부 복원의 기반을 조성해 준다는 것이 정 팀장의 설명이다.
정 팀장은 "야생동물은 멸종하는 데는 순식간이지만 다시 복원하는 데는 적어도 수십 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토종 생물 복원사업에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