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고용지표 호조 불구 예멘 공습 여파로 하락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3.2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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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지수 0.2%대 하락, 오후 들어 일부 만회… 국제유가 4.5% 급등

[뉴욕마감]고용지표 호조 불구 예멘 공습 여파로 하락


뉴욕증시가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우려와 예멘 공습 여파로 4일 연속 하락했다. 여기에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금리인상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 역시 증시에 부담이 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고용지표도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후 들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중 한때 3대 지수가 일제히 반등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이를 지켜낼 뒷심이 부족했다. 오전 낙폭을 일부 만회, 반등 여지를 남겼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3.16포인트(0.27%) 하락한 4863.36을 기록했다. S&P500 지수 역시 4.9포인트(0.24%) 떨어진 2056.15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40.31포인트(0.23%) 내린 1만7678.23으로 거래를 마쳤다.

피터 카르딜로 록웰 글로벌 캐피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하락세가 이어지고 예맨 공습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어닝 시즌을 앞두고 여러 부정적인 요인들이 투자자들을 순이익만 쳐다 보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5주 최저치
고용지표는 호조세를 보였다. 미국의 지난주(21일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5주 최저치로 감소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9000건 감소한 28만2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29만건보다 8000건 적은 것이다.

추세를 반영하는 4주 평균치는 한 주 전보다 7750건 줄어든 29만7000건이었다.


암허스트 파이어폰트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스탠리는 "고용시장 상황은 수개월 동안 비교적 안정적이고 굉장히 튼튼했다"며 "역사적으로 30만건 이하는 드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멘 공습에 국제유가 급등, 금 가격도 1200달러 돌파
이날 예멘 공습 소식은 국제 유가는 물론 금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는 이날 오전 2시 9개 동맹국과 함께 예멘 공습에 나섰다. 예멘 사태의 향방은 국제 에너지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멘이 전 세계 원유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2%에 그치지만 중동에서 서방으로 원유를 보내는 주요 관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먼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2.22달러(4.5%) 급등한 51.4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4일 이후 3주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앞서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전날보다 3% 가까이 오르며 59.7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금값도 지난 5일 이후 3주 만에 1200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7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12년 이후 최장 상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7.8달러(0.7%) 상승한 1204.8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219.4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예맨 사태 악화로 국제 유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의 안정성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 은 가격도 온스당 14센트(0.8%) 상승한 17.14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달러는 강세로 돌아서며 유로/달러 환율이 다시 1.09달러 선으로 후퇴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54% 상승한 97.46선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 역시 전날보다 약 1% 떨어진 1.08달러 선에 거래됐다. 반면 달러/엔 환율은 전날보다 0.17% 하락한 119.28엔 선을 기록했다.

이처럼 달러가 강세를 나타낸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상을 예고한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ECB가 국채 매입을 통해 양적완화를 지속하면서 유로 약세가 당분간 게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유로/달러 환율이 1.1달러 선을 돌파하면 하락 압력이 커지게 된다.

◇골드만삭스 "자사주 매입 금지에 3주간 매수 기회"
어닝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알코아는 다음달 8일 실적을 발표하며 어닝시즌의 시작을 알린다. 알코아는 다우지수에서 퇴출됐지만 알코아 실적 발표는 여전히 어닝시즌의 '비공식적 시작'으로 여겨진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3주 동안이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할 기회라고 보고 있다. S&P500 상장사는 실적 발표 5주 전부터 발표 후 48시간 이후까지 자사주 매입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고평가 우려에 자사주 매입 불가로 단기적으로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며 "올해 중반 S&P500을 2150선으로 예상하고 어닝시즌이 지나가면 자사주 매입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미국 자사주 매입 규모는 1043억 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였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 자사주 매입을 했던 2014년의 기세에 이은 것이다.

지난해 기술주는 업종 중 최대 규모인 122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해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적 전망은 부정적이다. S&P500 상장사들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올해 1분기에 이익이 5.6% 감소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만 해도 낙관적이었던 전망에서 돌아선 것이다.

◇유럽 증시도 중동 우려에 하락
유럽 증시도 중동 사태 악화 영향으로 하락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이날 95.64포인트, 1.37% 하락한 6895.33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14.64포인트, 0.29% 떨어진 5006.35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21.64포인트, 0.18% 밀린 1만1843.68로 마감했다.

에스펜 퓌르네스 스토어브랜드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증시 하락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공습에 따른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라며 "올해 증시가 강세를 보여 작은 조정에도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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