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와 있는 5G, 이동통신 공식이 변한다

머니투데이 최광 , 바르셀로나(스페인)=성연광·강미선 기자 2015.03.07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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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15가 남긴 것]IoT에 구글 이통시장 진출까지…5G 기술 도입 종용

편집자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5는 메인 타이틀처럼 ‘혁신의 최전선’(The Edge of Innovation)’에 선 기업들의 신기술, 신제품 향연장이었다. 하지만 그 혁신조차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대혁명은 모든 기기를 연결하고 일상의 패턴을 바꾸는 2단계로 올라섰다.

5G 시대는 이미 와 있다.

선(線) 없이 의사소통하기 위해 도입됐던 이동통신은 고작해야 4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1983년 미국의 모토로라가 발표한 다이나텍이 개인용 휴대전화의 시초이다. 1세대 아날로그 이동통신은 음성만을 전달할 수 있었을 뿐이다.

문자가 가능한 디지털 통신이 도입된 것은 1996년 SK텔레콤이 CDMA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다. 2003년 3세대(3G) 이동통신부터는 음성에 문자, 영상 전송이 가능해졌고,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데이터 통신 수요도 폭증했다. 폭증하는 데이터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등장한 4세대 이동통신 LTE는 2011년부터 시작됐다.



LTE도 꾸준히 발달을 거듭해 '3밴드 LTE-A'까지 발전했다. 최대 300Mbps의 속도로 일반적인 광랜(100Mbps)보다 빠른 속도를 선 없이 구현한 셈이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늘어나는 데이트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세계 모바일 업계는 초당 기가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5G 구현에 사활을 걸고 있다.

KT는 노키아와 함께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5에서 LTE를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 기술인 'LTE-M(Machine type communication)'을 세계 최초로 시연하며 다가오는 IoT와 5G 시대에 대비한 협력을 강화한다고 4일 밝혔다. 황창규 회장이 노키아 전시관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KT는 노키아와 함께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5에서 LTE를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 기술인 'LTE-M(Machine type communication)'을 세계 최초로 시연하며 다가오는 IoT와 5G 시대에 대비한 협력을 강화한다고 4일 밝혔다. 황창규 회장이 노키아 전시관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


◇5G, MWC에서 실체를 드러내다



5G는 지금보다 1000배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5일(현지시각) 폐막한 이번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5(MWC 2015)에서 세계 모바일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5G 기반 기술을 시연하며, 2020년 상용화 목표에 한발 다가섰다.

삼성전자, 에릭슨, 알카텔 루슨트, 화웨이 등 통신장비 업계와 AT&T,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 등 통신사업자들은 앞다퉈 5G 기반기술과 관련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주력 모델로 내세웠다. 에릭슨의 경우 국가별 선수마다 다른 센서를 부착한 뒤 시청자 스마트폰에서 국기를 터치하면 해당 선수의 경기장면을 맞춤형으로 보여주는 5G 서비스를 시연해 주목을 받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도 MWC에서 9개 주파수를 묶어 1Gbps 속도를 제공하거나, 기존 LTE보다 최대 100배 빠른 '밀리미터 웨이브' 기술 등 5G 기반 기술들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뽐냈다.
LG전자가 2일(스페인 바로셀로나 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5(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5)’에서 혁신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br><br>LG전자 부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관람객들이 세계 최초로 LTE 통신모듈, NFC 기반 월렛 서비스, 세계 최대 대용량 배터리(700mAh)를 탑재한 'LG 워치 어베인 LTE'를 체험해 보고 있다.LG전자가 2일(스페인 바로셀로나 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5(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5)’에서 혁신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br><br>LG전자 부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관람객들이 세계 최초로 LTE 통신모듈, NFC 기반 월렛 서비스, 세계 최대 대용량 배터리(700mAh)를 탑재한 'LG 워치 어베인 LTE'를 체험해 보고 있다.
◇5G를 앞당기는 원동력 IoT와 웨어러블


IoT는 모든 사물에 인터넷 주소를 부여해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의 연결을 연결하는 기술이자 서비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물론, 도어락·보일러·공기청청기 등 수많은 가전제품에까지 인터넷 주소가 부여돼 통신을 해야 하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LG전자는 LTE 통신모듈을 탑재한 원형 스마트폰 'LG워치 어베인 LTE'를 선보였으며, 화웨이도 원형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입했다.

KT는 코웨이와 손잡고 스마트 홈 케어 사업의 첫 사례인 스마트 에어 케어 서비스를 연내 상용화하기로 했으며, SK텔레콤은 구글 글래스와 연동되는 비콘 기술, 가구와 결합된 정보전달,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자 칠판 등을 선보였다.
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이 3월 2일 MWC2015 전시장 내 SK텔레콤 부스에서 지능형 플랫폼인 BE-ME 플랫폼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이 3월 2일 MWC2015 전시장 내 SK텔레콤 부스에서 지능형 플랫폼인 BE-ME 플랫폼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구글마저 이동통신 참여, 5G 시대에 모든 것을 바꿔라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까지 이동통신의 데이터는 이통사의 전유물이었다. 일부 모바일 게임이나 화보 등 외부 콘텐츠가 있기는 했지만, 이 역시 이통사가 허락하는 것만이 올라올 수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보급 이후 이통사는 망만을 빌려주는 신세로 전락했다. 구글과 애플이 만든 모바일 앱 생태계에서 이통사가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은 제한적이었다.

여기에 스마트폰 시대의 최고 승자인 구글마저 이동통신사의 망을 이용해 독자적인 이동통신 서비스에 나설 것을 천명하자 이동통신사로서는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구글은 이동통신망과 데이터망, 와이파이망을 연결해 무인자동차 등 구글의 새로운 서비스 완벽하게 구현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변화의 압박을 받고 있는 통신사들도 가입자 확보를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통신시장의 오래된 공식을 깨고, 적극적인 개방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 같다"고 말한 것은 IoT와 5G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통신사가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각이다.

황창규 KT 회장도 "이제는 통신의 판을 바꿔야 할 때"라며 "통신사업자들은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고,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역시 "백화점 나열식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플랫폼 생태계에 맞게 조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oT 생태계를 구축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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