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사우디 전통의상 '아바야' 미착용…여성 경호원도

머니투데이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김익태 기자 2015.03.0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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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300]평상시 옷차림…짙은 잿빛 정장으로 예의지켜…여성 통역·여기자들은 착용

사우디아라비아는 굉장히 엄격한 이슬람 국가다.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검정색 전통의상인 '아바야'(Abaya)로 머리와 몸을 가릴 것을 요구하며 무타윈(mutaween)이라는 종교경찰이 이를 감시하고, 어기면 재제를 가한다. 외국인이라고 예외가 없다.

이런 탓에 사우디를 방문하는 외국 여성들도 아바야를 착용할 것을 요구한다. 외국 여성 정상이나 고위 관료가 사우디를 찾을 때마다 이를 착용하느냐 마느냐가 관심사로 떠오르기도 한다.



중동 4개국 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 살만 국왕의 영접을 받고 에르가 궁으로 이동했다. 이어 공식 오찬을 함께 한 뒤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평상시 옷차림이었다. 다만 아바야를 착용하지 않은 대신 짙은 잿빛 정장으로 사우디의 관습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우디는 정부 대표단 일원으로 참석하는 고위직 여성에 대해 전통 의상 착용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2010년 사우디를 방문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부 장관 역시 아바야나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여성 수행원들에게 아바야 착용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대 대통령 중동 순방 때 여성 수행원들은 그 나라 관습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히잡이나 아바야를 착용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여성 통역은 아바야를 착용했고, 수행 여기자들 역시 호텔 밖을 나갈 때는 아바야를 착용해야 했다. 사우디는 박 대통령의 여성 경호원들에게도 아바야 착용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호실은 근접 경호가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고, 사우디가 이를 받아들였다.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 기간 내내 술을 마시지 않는 이슬람 문화권의 특성상 공식 만찬에서는 일절 술이 오르지 않고, 이를 갖고 건배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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